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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파일] 2. 스포츠 에이전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현재 잉글랜드 웨스트햄 구단과 이적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프로축구 최용수 (안양 LG). 최의 곁에 제리 맥과이어가 있었더라면 이번 웨스트햄 입단은 순조롭게 추진됐을지도 모른다.

제리 맥과이어는 누구인가. 96년 12월 개봉 첫주 미국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면서 1천7백10만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린 영화 '제리 맥과이어' 의 주인공이다.

이 영화에서 제리 맥과이어역을 맡은 톰 크루즈는 '진실하기 때문에 좌절하지만 진실을 포기하지 않기에 재기하는' 에이전트 (선수 대리인) 로 나온다.

맥과이어는 선수.구단간의 통상적인 이면계약 등 편법과 술수를 쓰지 않고 선수들의 이익을 대변하려다 결국 에이전트회사에서 쫓겨난다. 그에게 남은 고객은 무명의 미식축구선수 '로드' 뿐. 그러나 맥과이어는 "자신에 대한 성실함이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 수 있다" 고 로드를 설득, 그를 스타로 키워내면서 진정한 에이전트의 표본을 제시한다.

스포츠 에이전트. 박찬호 (LA 다저스) 의 성공 이후 국내에서도 각광을 받기 시작한 직업이다. 박의 성공으로 고액의 수입을 올린 박의 에이전트 스티브 김의 실상이 알려지면서 최근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에이전트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프로선수가 구단이나 대기업과 입단.연봉계약 또는 스폰서 계약을 할 때 선수에게 최대의 이익을 확보해주기 위해 계약 테이블에 나서는 선수 대리인이다.

에이전트가 주로 하는 일은 ▶입단 및 연봉 계약 ▶부대 수입원 개발 및 계약 ▶투자자문과 수입관리^법률 및 세무자문 등이다. 국내선수의 에이전트라면 선수들이 해외에서 활약하기 때문에 통역 및 선수생활 돌보기가 추가된다. 금방 떼돈을 벌 수 있는 직업 같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다.

에이전트로 가장 성공한 주인공은 세계최대의 스포츠마케팅그룹 IMG를 거느린 마크 매코믹이다. 60년 프로골퍼 아놀드 파머의 계약을 맡으면서 설립된 IMG는 세계 38개국에 80여개의 지사를 거느린 거대한 조직이다.

IMG는 국내 프로축구리그의 스폰서십을 맡고 있으며 프로골퍼 박세리도 최근 IMG의 식구가 됐다.

에이전트는 선수 연봉계약 액수에 따라 4~8%의 수수료를 받는다. 또 스폰서십 계약 때는 관행상 후원금의 20%정도를 받는다. 자신의 고객에게 많은 수입을 올려줄수록 자신의 수입도 늘어난다.

그러나 자신의 고객이 '성공한 선수' 가 돼서 돈을 벌어들일 때까지는 그 선수를 성공시키기 위해 경제적인 손실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국내선수의 에이전트로는 박찬호의 에이전트 스티브 김과 최근 김병현의 입단계약을 성사시킨 서재응의 에이전트 전영재씨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에이전트가 되기 위해서는 별다른 자격조건이 없다. 그저 선수의 대리인 자격만 갖추면 된다. 그러나 선수를 대표한다며 입단 알선만 해주고는 선수를 돌보지 않아 선수를 희생시키는 '브로커' 는 곤란하다.

진정한 에이전트는 스포츠를 발전시키지만 '브로커' 에 가까운 에이전트는 오히려 스포츠에 암적인 존재가 된다.

*** 스티브 김이 밝힌 성공 7계명

1.선수가 운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하라.

2.선수와 철저한 신뢰를 쌓아라.

3.계약때 선수의 가능성을 반영시켜라.

4.선수를 홍보하고 이미지를 관리하라.

5.창의적으로 계약하고 계약은 철저히 준수하라.

6.선수에게 항상 장단기 목표를 제시하라.

7.관리팀은 좋은 팀워크를 유지하라.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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