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대상 서울시 직원 살아남기 몸부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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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입니다. " 서울시의 구조조정에따라 지난해 8월 동료 6백70여명과 함께 인력풀 (pool) 로 발령난 7급 공무원 K씨는 요즘 몹시 초조하다.

2000년 말까지 보직을 못받으면 퇴출당할 처지인데 구제받을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시 인사 관계자는 "지난 연말의 명예퇴직과 오는 15일의 하위직 승진인사 등으로 4백여명의 결원이 생기게 된다" 면서 "오는 15일의 인사때 인력풀에서 1백50여명을 빼내 결원을 채우기로 했다" 고 밝혔다.

이에따라 연줄을 동원한 살아남기 몸부림이 요즘 시청주변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7시쯤 Z국장방에 들어선 6급 행정직 P씨는 "한번만 살려주십시오" 라며 매달렸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P씨는 이번 인사에서 자신을 꼭 추천해달라는 '청탁' 을 하며 자신의 이력을 적은 쪽지를 건넸다.

이처럼 시청에서 버젓이 인사청탁이 벌어지면 부조리의 소지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인사관계자는 ^인력풀 관장 부서장의 성실도 평가^자격증 소지여부^소양시험 성적 등 객관적 기준에 따라 구제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실.국장이 "아무개씨는 내가 끌어다 쓰고 싶다" 고 추천할 경우 객관적 기준이 얼마나 지켜질지는 두고볼 일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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