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육영수여사 생가 복원 '잃어버린 3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 15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육영수 여사 3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서영, 지만씨(오른쪽부터) 등 유가족이 추도사를 듣고 있다. 조용철 기자

15일로 30주기를 맞은 고(故) 육영수 여사의 생가 복원 사업이 3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충북 옥천군이 90억원(국비 포함)을 들여 2007년까지 안채.사랑채 등 건물 7채를 복원하는 이 사업의 최대 걸림돌은 소유권 이전 문제.

육 여사의 생가는 옥천읍 교동리 6047㎡의 터에 300여년 전 지은 전통한옥으로 육 여사의 부친이 1910년에 매입했다. 육 여사는 이곳에서 서울 배화여중 입학 전인 38년까지 살았다. 그러나 육 여사 타계 이후 이 집은 재산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아무도 살지 않은 채 방치돼 빗물이 새는 등 날로 퇴락해가다 99년 완전히 철거됐다.

옥천군은 이에 따라 충북도 지방기념물 제123호로 지정된 이 집터를 복원키로 하고, 아직 육 여사 부친(65년 작고) 소유로 남아 있는 이 집터 상속권자 33명을 상대로 소유권 이전에 동의해줄 것을 설득했다.

옥천군은 상속권자들에게 기부를 요청했다. 하지만 군은 육 여사 이복남매와 조카가 워낙 많아 이들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일을 보내야 했다. 게다가 일부 형제 간 이견으로 상속권 포기 권유가 쉽지만은 않았다. 일부 형제가 시가로 12억원에 이르는 집터의 무상 기증을 꺼려 복원 추진에 걸림돌이 됐다는 소문도 있었다. 지난해까지 3분의 2가량 동의를 얻어낸 군은 지금까지 꾸준히 접촉했으나 육 여사의 남매 6명과 조카 2명은 여전히 거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군은 그러나 육 여사 생가 복원을 위해 17세기 말에 처음 지어진 양식대로 최근 설계까지 마치고 충북도 문화재위원들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일부에서 박정희 기념관 건립 논란이 일고 있으나 육 여사 생가 복원 사업은 문화재를 복원하는 일로 이와 다르다"며 "생가가 복원되면 2단계 사업으로 주변에 기념관을 지어 육 여사 사진과 유물 등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천=안남영 기자 <any@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