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가수'조PD m.net통해 사생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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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인터넷과 음반을 통해서만 음악활동을 하며 '얼굴없는 가수' '제2의 서태지' 로 알려진 조PD.베일에 싸인 미국에서의 그의 생활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자신의 생활을 직접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를 음악전문 케이블채널인 m.net (CH27)에 보내온 것. (11.18일 오후3시 방영) '학교 가는길' '잡담시간' '뮤직 비디오 작업실' 등 소제목으로 구성된 이 테이프는 미국 보스턴의 거리풍경과 버클리 대학의 이모저모 등 자신의 유학생활 외에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두번째 뮤직비디오 '비애' 의 제작과정도 담고 있다. 그리고 잠시 스치는 화면으로 그래픽 처리를 하지 않은 자신의 얼굴도 공개한다.

현재 버클리대학에 유학 중인 조PD (23.본명 조중훈)가 미국으로 건너간 것은 중학교 3학년때. 하숙집과 학교만 잡아주고 아버지마저 귀국해 버려 조PD는 고아 신세가 되고 말았다.

아버지의 깊은 뜻은 아들을 강하게 키우겠다는 것. 미국에서 조PD는 가사의 파격적인 내용과는 달리 고등학교 3년 내내 장학생이었을 만큼 모범생이었다.

밴드 활동을 시작한 것도 이때. 보컬이 꿈이었지만 '본토' 발음이 아니라는 이유로 드럼을 맡았다. 오히려 드럼 연주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기반인 비트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후 파슨스 (Parsons) 패션스쿨에서 2년간 의류유통학을 전공했다. 이때 터득한 감각 덕에 앨범 자켓도 직접 디자인 할 수 있었다. 패션과 음악 사이에서 고민하다 '12시간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음악을 선택했다.

지난해 UC버클리에 입학해 현재 믹싱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있다. 작사.작곡.연주.디자인에다 앨범 제작기술까지 갖추기 위해서다.

조PD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 "햄버거 가게에 들어갈 때나 여자 친구를 사귈 때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라며 "연예인이 아니라 단지 대중음악을 생산하는 프로듀서로 봐달라" 고 요청했다. 올 가을에 2집 앨범 발매 예정.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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