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범 검거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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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롯데그룹 신격호 (辛格浩) 회장 부친 시신 도굴사건의 범인들이 제보자인 梁모 (41) 씨에게 사건 전모를 털어놓게 된 것은 과속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굴범 정금용.임종순씨는 지난 4일 새벽 울산에서 시신 일부를 훔친 뒤 梁씨로부터 빌린 프린스 승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대전을 향해 시속 1백40㎞로 달리던 중 언양 톨게이트 기점 30㎞ 부근에서 무인 카메라에 적발됐다.

이에 鄭씨 등은 모든 게 들통날 것을 고민하다 6일 낮 梁씨를 만나 단속에 걸렸다는 것을 밝혔으며, 梁씨가 "뭣하러 울주군까지 갔느냐" 고 다그치자 범행 사실을 모두 털어놓았다는 것.

○…도굴범 鄭씨는 8일 오후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죄송하다" 며 울음을 터뜨렸다.

진한 청색 상.하의 운동복 차림에 모자를 깊숙이 눌러 쓴 鄭씨는 20여분에 걸친 기자회견 내내 발을 떠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세부적인 범행동기와 전화 협박내용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됐다" 며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辛회장의 가족들은 도난당한 부친의 시신 일부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장례일정.방법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들은 이미 유해가 훼손된 점을 중시, 묘지를 옮겨 매장절차를 밟거나 그 자리에 다시 매장하는 방법 등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족들은 10일 辛회장이 귀국하는대로 장례방법 등을 논의, 11일께 장례를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辛회장 부친의 시신은 8일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언양보람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은 뒤 목재 관에 입관절차를 마쳤다.

울산 = 황선윤 기자, 대전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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