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가요 제창거부 日 졸업식 파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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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도쿄 = 오영환 특파원]일본의 각급 학교가 졸업 시즌을 맞고 있는 가운데 기미가요 (君が代) 제창과 히노마루 (日の丸) 게양 문제로 일부 학교의 졸업식이 혼란을 빚고 있다.

사이타마 (埼玉) 현의 도코로자와 (所澤) 고교는 8일 졸업식을 가졌으나 졸업생의 70%가 기미가요 제창과 히노마루 게양을 요구한 교장의 방침에 반발해 참석을 거부했다.

졸업생들은 그러나 학생회 주최로 열린 졸업기념제에는 거의 모두 참석했으며 별도의 교장 축사에 대해서는 박수를 치지 않았다.

도코로자와고는 문부성의 학습지도 요령에 따라 기미가요를 제창하고 히노마루를 게양하는 졸업식을 고집한 교장과 이를 없앤 학생회 주최의 졸업식을 주장해온 학생.학부모.교직원이 대립해 왔다.

또 이날 열린 히로시마 (廣島) 현 세라 (世羅) 중학교와 인근 고야마 (甲山) 중학교의 졸업식에서도 졸업생.재학생 모두 기미가요 제창을 거부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세라고의 이시카와 도시히로 (石川敏浩.58) 교장이 현 교육위원회로부터 졸업식장에서의 히노마루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을 시달받았으나 교직원들의 반발에 따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문부성의 지도사항으로 돼 있는 히노마루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이 일부 학교에서 시행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자 이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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