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토픽] 우주선에 '끈'묶어 달까지 던져 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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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아이디어 자체는 황당하고 원시적이지만 경제적 가치는 충분한 새로운 우주여행법이 연구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사냥꾼이 투석기를 이용해 돌을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주선에 끈을 매달아 던지는 방법으로 우주여행을 하려는 시도가 바로 그것.

지금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각국에서 최고 20㎞길이의 끈을 이용한 우주비행이 시도됐다. 끈으로 우주선을 집어던지는 방법은 발사에 필요한 추진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끈이 우주선을 우주에 보낼 수 있는 방법은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에 끈을 연결해 우주선을 집어던지는 방법과 끈에 전기를 통하게 하는 방법을 결합한 것. 끈이 지구의 자기장과 반응해 나타나는 밀어내는 힘으로 추진력을 얻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 (NASA) 의 마샬 우주항공센터에서는 우주공간에 태양열판을 설치, 전기를 만들어내 이를 밧줄에 공급, 도체 밧줄로 우주선을 잡아당기는 연구를 수행중이다. NASA는 이 밧줄이 2000년 중반이면 델타2호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럴 경우 델타2호의 초반궤도를 낮춰 적은 연료로도 우주선을 쏘아 올릴수 있어 경비를 대폭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때 쓰이는 밧줄은 재질도 특별하다. 미국 해군연구소 (NRL) 와 국립정찰사무소 (NRO) 는 기존의 지름 2.5㎜의 방사형으로 짜인 스펙트럼 (낚시용 고강도) 섬유를 발전시켜 지난해 10월 강력 플라스틱 테이프로 감싼 3㎝너비의 줄을 개발했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으로 과연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까. 최소한 달까지, 더 멀리도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분석이다. 낮은 궤도에 있는 밧줄로 재사용이 가능한 발사체에서 발사된 우주선을 집어올리고 이 밧줄이 더 먼 거리의 타원궤도에 있는 다른 밧줄로 우주선을 이동시키는 릴레이 방식으로 달보다 더 먼 우주로 여행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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