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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벤처시대] 8.끝 日대중문화 소개 비즈니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빗장이 풀리면서 이를 소개하는 일이 새로운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굳이 이름을 달자면 '일본 대중문화 소개 비지니스' 라고나 할까. 아직 그 자체로만은 '사업' 이라고 부르기에는 어색하리 만큼 규모가 미미하지만 음반 기획.공연 기획.저작권 사업 등 관련 영역이 넓어 적잖은 관심을 끌고 있다.

"아직은 주머니 돈을 털어가며 일본 대중음악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어요. 그러나 본격적으로 음반 시장이 열리면 지명도 덕을 톡톡히 볼 수 있을 겁니다. " 한때 일본 유명 음반사 포니 캐년의 한국 지사인 '산포니' 사장까지 지낸 재일동포 이영일 (51) 씨는 지난해 4월 직원 2명 만으로 '제이브 엔터테인먼트' 라는 구멍가게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최초로 유니텔.천리안 등 PC통신에 일본 대중음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IP (Information Provider) 를 개설, 네티즌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접속건수는 많으면 하루 8천여건. "지금까지 일본 대중음악 애호가들은 일본어로 된 정보에만 의존하느라 어려움이 많았어요. 제이브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닛케이 엔터테인먼트' 와 제휴, 한국어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제이브의 서비스 덕분에 한국 젊은이들과 일본 가요계 간의 거리가 더욱 좁혀졌다는 게 이씨의 설명. 제이브의 정보를 접하려면 PC통신과 접속해 'GO JAVE' 를 입력하거나 방송연예정보로 들어가면 된다.

이씨는 또 일본 프라넷사와 제휴해 일본 음반시장 소식과 일본 대중가수 인기순위를 알리는 월간 'J - POP챠트' 를 4호째 발행했으며 최근 '일본 인기가수 컬렉션 (문지사)' 이란 책도 펴냈다.

[국내 업계 현황]

일본 대중문화 소개 사업 자체는 그다지 돈이 안된다. 그래도 이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는 다른 굵직한 사업의 실마리가 되기 때문이다.

제이브 이영일 사장이 적자를 감수해가며 IP사업이나 책 출판을 강행하는 것은 일본 대중음악 전면 개방에 앞서서 기득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씨는 현재 빅터.킹.크라운.파이오니어 등 일본 유명 음반사와 빈번히 접촉하며 개방 후 일본음반 라이센스 제작.한일 연예인 교류 및 공연이벤트.홍보대행 등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대중음악이 들어오면 현재 4천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우리 나라 음반시장을 일본 음반이 10% 정도 장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 음반시장 규모는 약 8조2천억원. 이씨는 "일본 음반시장의 1%만 차지해도 엄청난 금액" 이라며 문화개방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화계 쪽에서는 인기배우 조용원이 이끄는 '일본영상문화연구회' 가 활발하게 움직인다.

일본 문화원을 빌려 상영한 일본영화는 2백편이 넘는다. 이 연구회의 김흥수 팀장은 "한국에 일본 영화를 소개하고 일본 영화계와 교분을 넓혀가며 장차 한일 공동 영화제작이나 일본자본 도입 등을 모색하고 있다" 고 말했다.

올 초 창간된 월간 'C - JAPAN' 은 일본 대중음악.영화.공연.출판 등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는 잡지로 일본 대중문화 소개를 상업적으로 활용한 예이다.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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