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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편 이벤트사 '편지 쓰는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저 커플은 '편지쓰는 사람들' 사이" 라는 말이 곧 "저 커플은 열렬히 사랑하는 사이" 로 해석될 수 있을까? '편지쓰는 사람들' (02 - 3141 - 3491) 대표 조철현 (39) 씨의 소망은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국어사전에 이렇게 고유명사화된 회사명을 올리는 것이다.

조씨가 하는 일은 말하자면 '이동 우체통' 개념을 이용한 이벤트 기획. 그를 포함, 4명의 직원들이 몰고 다니는 차에는 편지지와 편지봉투.풀.연필 등이 갖춰져 있다.

차 옆에 마련된 장소에서 사연만 적어주면 배달은 이들의 몫. 쓰고는 싶었지만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수없이 불발된 사연들을 살리는 일인 셈이다.

지난달 27일부터는 '노영심의 선물' 전 부대행사로 무료로 편지를 배달해주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일주일 동안 접수된 편지는 약 2천4백통. 요즘 젊은이들은 편지와 거리가 멀 것이라는 예측은 섣부른 것이었다.

"편지를 쓰고자 하는 정서는 확인됐다고 봅니다. 문제는 '번거로움' 이지요. " 7~10일 신촌현대백화점 앞에서 '설맞이 위문편지 쓰기' 행사를 기획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노영심전에 접수된 편지의 35%가 군부대 주소로 되어 있는 걸 보고 착안했습니다. 사라진 위문편지를 되살려보자는 생각이지요. " 그가 '편지문화' 에 향수를 느끼는 까닭은 스스로가 '원고지 세대' 요, '편지 세대' 이기 때문이다.

"삐삐.핸드폰과 이메일을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그것은 그것대로, 편지는 편지대로 계속 살려나가자는 것" 이라는 그의 설명. '정성' 은 과정에 있다지만, 바쁜 현대인에겐 정성은 살리면서 편리함도 가미된 무언가가 필요할 듯 싶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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