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힐컵 축구] '허정무 축구' 슬슬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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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허정무 축구' 가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던힐컵 국제축구대회에 출전 중인 올림픽축구팀이 허감독 특유의 3 - 4 - 3 전술을 제대로 소화해 내면서 중국과 말레이시아와의 예선 2경기를 완벽한 승리로 이끌었다.

허감독이 구상한 3 - 4 - 3 전술은 좌우 윙백의 활용도를 높이고 선수 전원이 많이 뛰면서 공수에 적극 가담하는 토털사커라고 할 수 있다. 공격과 수비가 2개의 다이아몬드 형태를 갖춰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좌우 윙백은 기습적인 오버래핑과 역습 차단은 물론 수비에 적극 협력한다.

최전방의 이동국 (포항) 은 활발한 몸놀림으로 찬스를 만들고, 때로는 수비수를 끌고 나온 뒤 빈 공간으로 침투패스를 넣어주기도 한다. 안효연 (동국대).설기현 (광운대) 양 날개는 수시로 위치를 바꾸면서 적진을 교란한다.

스리백이 포진한 수비진은 대인마크와 지역방어를 적절히 섞어 쓰면서 윙백과의 유기적인 협력수비, 빠른 공격전환에 적응하고 있다.

3 - 4 - 3 시스템의 열쇠는 전후반을 줄기차게 뛸 수 있는 체력과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응력. 다행히 23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이라 체력은 큰 걱정이 없고, 호주 전훈과 던힐컵에서의 실전경험을 통해 전술에 대한 이해도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게임메이커 이관우 (한양대) 를 제외한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은 편이다.

한편 2일 벌어진 예선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이란은 후반 2명이 퇴장당한 뒤 2골을 만회하는 저력을 보이며 베트남과 2 - 2로 비겨 가까스로 4강에 올랐다. 베트남은 2승1무를 기록, 조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호치민 =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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