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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등 외국 펀드매니저 몰려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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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애들린 코 (55.여) 는 한국 속담에도 밝은 외국인이다. 영국계 자산운용 회사인 로이드 조지사 홍콩지사에서 10년간 한국 데스크를 맡다가 올들어 여의도로 진출했다.

"범을 잡으려면 범굴로 들어가야 한다" 는 속담을 내세우며 한국으로 날아온 그는 1천억원짜리 주식형 수익증권인 LG - 로이드펀드의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이 펀드는 LG투신운용과 로이드 조지가 손을 잡고 만든 신상품으로, LG증권과 환은샐러먼스미스바니증권이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 펀드매니저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외국인 펀드매니저들은 단기적인 시장상황에 별로 영향받지 않고 기업의 수익성 분석을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한다는 것이 특징.

애들린 코의 경우 현재 주가는 낮지만 잠재적인 가치가 높은 주식을 엄선해 사들인 뒤 3~5년간 팔지 않고 기다리는 바이 앤드 홀드 (Buy&Hold) 방식을 투자전략으로 택하고 있다.

고객들도 선진 투자기법을 구사하는 이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까지 외국인 펀드매니저가 맡는 주식투자 상품이 최소한 10개 이상 발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 나온 1천억원짜리 뮤추얼펀드인 플래티넘 펀드도 미국의 자산운용회사인 IIA사의 해리 새그먼 (72) 사장이 운용을 맡았다. 새그먼은 미국에서 펀드매니저 경력이 30년이 넘는 베테랑.

특히 최근 5년간 한국물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2백38%로, 같은 기간중 주가지수가 14% 가량 하락한데 비해 놀랄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런 실적 때문에 은퇴할 나이를 넘겨서도 한국에서 대접을 받고 있는 것. 이번 상품은 서울투신운용과 IIA사의 업무제휴로 만들어졌다.

새그먼은 우량 종목을 20개 정도 발굴해 이 종목에만 집중 투자하는 투자전략을 세웠다. 이 펀드에는 새그먼 외에도 필립 밀러 IIA사 부사장 등 8명의 전문가들이 운용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1일부터 대우.한진.신흥증권을 통해 판매한다. 쌍용템플턴투신운용의 제임스 루니 (44) 사장도 최근 OMJ펀드라는 주식형 수익증권을 야심작으로 내놓았다. OMJ (One Million Jobs) 는 영어로 '1백만개의 일자리' 를 뜻하는 약자다. 주로 중소기업의 주식.채권에 투자해 간접적으로나마 국내 고용창출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미다.

미국의 얼라이언스 캐피털사가 경영을 맡게 된 한화투신운용, 미국의 SEI사와 합작할 예정인 에셋코리아 투자자문도 외국인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뮤추얼펀드를 이르면 이달중 내놓을 계획이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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