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개혁공청회,시청자 선택권 확대등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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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한국방송의 미래에 대한 각계의 관심은 정말 뜨거웠다. 26일 오전 9시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실. 방송개혁위원회가 마련한 첫 공청회장에는 방송계.학계.시청자단체.시민 등 무려 6백여명이 참석했다. 8시간 동안 진행된 이 공청회에서는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개혁위 활동의 가장 큰 목적은 KBS.MBC.SBS 등 기존 지상파 3사의 독과점 체제를 보완해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채널 선택권을 부여하는 일. 또한 사회 각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방송 시스템을 갖추는 작업이다.

여러 방송사의 위상정립.유선방송 이해조정.위성방송 실시 등이 쟁점으로 부상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가장 큰 관심을 끈 부분은 방송발전을 다룬 제2분과 토론. 토론자들은 시청자들의 권리를 확대하고 채널 다양화를 위한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지상파의 제작.편성 분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혜준 한국영화연구소 부소장은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 시장 독점 및 조직의 비대화로 영상제작 기반이 취약해졌다" 며 "현재 14%에 그친 외주비율을 30%까지 늘려야 한다" 고 주장했다.

위성방송 조기 실시론도 거듭 제기됐다.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 (정보방송학과) 는 "방송산업 구조조정과 영상산업 활성화를 유도하려면 위성방송을 연기해선 안된다" 고 말했다.

조은기 종합유선방송위원회 객원연구원도 "위성방송 실시를 규제자가 결정할 수 없다" 고 진단했다. 방송제도를 논의한 1분과 토론자로 나선 방석호 홍익대 교수 (법학) 도 "공영방송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 대한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며 시장경제 원리를 강조했다.

개혁위는 이날 의견을 수렴해 워크샵을 갖고 입장을 정리해 다음달 22일 2차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여론조사기관인 KRC리서치가 최근 성인남녀 1천2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48.4%가 이미 외국위성방송을 수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개혁위도 내부적으로 위성방송 조기 실시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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