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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처장단 전원 보직 사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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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고려대 안문석 교무부총장과 9명의 처장단 등 모두 10명은 지난 2일 일부 학생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명예철학박사 학위 수여식을 저지한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3일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어윤대 총장은 이날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번 불상사에 대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며, 고려대를 대표해 충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어 총장은 사과문에서 "이번 행사가 이 회장의 거듭된 겸양에도 불구하고 고려대가 굳이 고집해 성사됐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더욱 더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극소수에 의한 돌발사태였지만 이들의 시위가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행위였기에 스승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대 구성원의 절대다수는 이 회장의 한국 사회와 경제에 대한 공로를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우리 대학에 대한 큰 공헌들을 매우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앞으로 바른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균형잡힌 시각과 절제된 행동양식을 갖추도록 가르치겠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측은 어 총장의 사과문을 삼성 측에도 전달했다.

고려대는 5일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치른 뒤 안 교무부총장 등 10명의 보직 사퇴 여부와 시위를 벌였던 학생들에 대한 징계 문제를 결정키로 했다.

이날 고려대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학생들의 시위를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한편 김영주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은 이날 청와대 공공기관 혁신 CEO 토론회 직전 기자들에게 "기업가 정신의 긍정적인 면을 인정해야 한다"며 "학생 시위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도 "이 회장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한 것이 있는데 그렇게 예우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학생들이 뭘 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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