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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벤처시대]5.인터넷 책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월간 '말' 기자였던 조유식 (35) 씨가 사표를 던진 건 97년말. 막연히 무슨 사업을 해야겠다는 충동 때문이었다. "아마존 같은 인터넷 책방 사업에 빠져들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지난해 1년 예정으로 미국 UCLA에서 객원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정보화, 즉 인터넷이 펼칠 미래사회에 대해 인식을 달리한 게 계기가 된 거죠. " 일단 사업윤곽을 잡고나니 마음이 바빠져 6개월 남은 공부를 포기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인터넷 책방 이름을 '알라딘' 으로 정하고 출판사 및 서적 유통업체와의 접촉을 시작하면서 책정보 데이터베이스 및 결제시스템 구축작업을 벌였다.

"전자상거래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책거래가 가장 유망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다가 알라딘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될 경우 상품가치는 엄청날 수 있거든요. "

하지만 이미 이곳의 경쟁도 치열한 상태였다. 같은 개념의 전자상거래가 교보문고.종로서적.영풍문고 등 대형서점과 출판사, 그리고 인터넷 쇼핑몰 등 40여곳에서 운용되고 있음을 파악하고선 그는 놀랐다.

여기다가 20여개 인터넷 책방 홈페이지가 가동되고 있거나 준비 중일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경쟁자는 또 있습니다. 아마존' '반즈 앤드 노블' 등 미국회사와 '베텔스만' 같은 북클럽이 한국시장을 그냥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그가 말하는 이 사업의 성패여부는 "독자들에게 현재 유통 중인 20만종에 달하는 책에 대해 알마 만큼 충실한 정보를 제공하느냐" 다. 이를 위해 조씨는 캐털로그 페이지 구축과 관련 사이트 링크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이 워낙 방대한지라 개별 사업가로서 감당하기 버거운 부분도 많다. 하지만 그는 "가능성을 얕보지 않고 도전해보는 겁니다" 고 짧게 대답한다. 벤처기업인답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그의 목표는 3월 이전에 시범서비스에 들어가고 일부 기술보완을 거쳐 국내 최고의 인터넷 책방으로서의 위상확립에 나선다는 것. 언젠가 선진 다국적 인터넷 책방이 한국시장을 대상으로 입질을 해와도 큰 걱정은 없으리라는 기대감을 앞세울 만하다.

"누군가는 나서야지죠. 두렵진 않습니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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