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채권은 이제 산업금융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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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산업은행은 해외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산업금융채권을 한국기업.금융기관이 외국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지표채권 (21면 용어한마디 참조) 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현재 제각각인 산금채의 만기를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이를 미국 모건 스탠리사에 용역을 주기로 했다.

앞으로 일정 시점에 만기가 같은 산금채를 대량으로 발행, 만기가 다른 기존 산금채와 바꿔줘 만기 등 규격을 통일시킨다는 것이다.

채권의 경우 만기가 다르면 상품 종류가 달라지는데 기존 산금채는 여러차례 나눠 발행, 종류가 너무 많아졌고 이 때문에 만기별로 유통물량도 작아져 환금성에 제약을 받거나 금리가 높아지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0일 "지금은 산금채 만기구조가 너무 복잡해 유통물량이 적다" 며 "이로 인한 환금성 제약 때문에 유통수익률이 비슷한 만기의 다른 채권보다 높게 형성되고 대표성도 떨어져 만기구조 통일이 시급하다" 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 만기의 물량이 많으면 유통물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금리도 떨어지고 한국물 가격산정의 기준금리 역할도 할 수 있게 된다" 며 "우선 달러화 표시 산금채부터 만기구조 통일을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정부가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 5년.10년물의 지표채권 역할을 하고는 있으나 유통물량이 40억달러에 불과한데다 앞으로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없어 산금채를 지표채권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기존 산금채 만기 통일을 위해 대량으로 발행할 새 산금채의 만기는 외평채와 중복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산금채 만기가 통일되면 환금성이 높아져 국내외 채권투자가들의 산금채 투자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산업은행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산금채는 56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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