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격 들썩 … 자산배분 펀드 투자도 들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몰빵 투자’. 위험하다는 거 다들 안다. 하지만 수많은 투자처 가운데 어디에 얼마큼 투자할지, 개인이 혼자 정하긴 쉽지 않다.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이런 결정을 펀드매니저에게 맡기는 투자상품이다. 펀드매니저가 자산·지역·업종에 구분 없이 투자 비중을 조정해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을 올린다.

한동안 뜸했던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가 다시 주목받는 건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자산가격이 들썩이지만 국가별·업종별로 그 속도가 제각각이다. 이런 때 투자자의 자산배분과 재테크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상품으로 글로벌 자산배분형 펀드가 꼽힌다.

블랙록자산운용이 25일 출시한 ‘블랙록 글로벌자산배분펀드’는 전통적인 의미의 자산배분펀드다. 40개국 700여 종의 자산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한 종목의 투자 비중이 전체의 1.5%를 넘지 않고 상위 10개 종목의 투자 비중이 12.5%에 불과하다. 룩셈부르크에 설정된 이 펀드는 이번에 재간접 형태로 출시되면서 100% 환헤지를 한다.

블랙록자산운용 박정홍 상무는 “펀드 1개에 투자함으로써 글로벌 분산투자를 할 수 있는 ‘올 인 원’ 형태의 펀드”라며 “시장 전망에 따라 주식과 채권 편입 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투자 기회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는 공격적 투자자보다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유형이다.

이에 비해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를 국내에 알린 대표적인 펀드인 미래에셋인사이트 펀드는 훨씬 공격적이다. 주식 비중은 0~100%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한다. 미국 비중이 50% 이상인 블랙록 글로벌자산배분펀드와 달리 중국 투자 비중이 80.4%(6월 말 현재)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금융위기 때는 수익률이 급락했지만 대신 올 들어 5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안정적인 분산 투자라는 본래 자산배분펀드의 의미보다는 이머징 주식형펀드에 가깝게 운용된 것이다.

주식 편입 비중을 50% 아래로 두는 보수적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도 있다. ‘하이글로벌 셀렉티브 혼합형’ 펀드는 채권형펀드에 70%가량 투자하고, 주식·부동산·실물에 30% 이하로 분산해 투자한다. 제로인에 따르면 보수적 자산배분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평균 17.5%로 해외 주식형펀드(39.5%)에 비해 저조하지만, 최근 1년 수익률(-0.7%)은 해외 주식형(-10.9%)을 앞선다.

전문가들은 장기투자나 적립식 투자를 생각한다면 글로벌 자산배분펀드가 대안이라고 꼽는다. 위험을 분산시켜 하락장에서 안정적이면서, 상승장에서도 시장의 움직임을 쫓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