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사찰 국제반발에 제재완화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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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제재.사찰체제와 무력사용에 대한 국제적인 반발이 거세지면서 미국이 사면초가에 빠지고 있다.

처음부터 반발을 보여온 프랑스.중국.러시아의 세 안보리 상임이사국에다 최근 브라질과 신임 안보리 이사국인 말레이시아와 나미비아도 가세, 안보리의 개별승인 없는 일방적인 무력사용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가 10일 제안한 대 (對) 이라크 경제제재 완화조치는 아랍국가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프랑스도 12일 새 사찰체제 도입과 석유금수제재 해제를 골자로 하는 안을 제출했다.

12일 뉴욕 타임스지는 미국을 지지해왔던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도 최근 프랑스 좌파 일간지인 리베라시옹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강제사찰에서 벗어난 새로운 무기사찰체계를 지지했다고 보도하고 미국의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유엔특별사찰단 (UNSCOM) 을 개선하자는 주장을 환영한다" 고 발언, 사찰시스템과 인적구성을 바꾸자는 압력을 수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다른 미 고위관리는 엄격한 무기수입 통제시스템과 추적용 카메라.측정기 설치를 포함하는 원격사찰을 대안으로 마련중이며 이라크가 이를 수용하면 금수조치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장비작동.확인을 위한 사찰단 파견이 필요한 만큼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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