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산 타워 승강기, 200층 올라가는 데 60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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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엘리베이터 테스트 타워인 ‘현대 아산타워’. 높이 205m로 분당 600m를 오르는 엘리베이터 2대 등 총 9대가 설치돼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엘리베이터는 속도가 분속 300m인 경우 1층에서 200층까지 올라가는 데 2분48초가 소요된다. 하지만 분속 1080m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1층에서 200층까지 가는 데 60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엘리베이터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는 전 세계 5곳뿐이다. 이 가운데 하나가 현대엘리베이터다. 현대엘리베이터 첨단기술의 결정체는 경기도 이천에 있는 세계 최고 높이(205m)의‘현대 아산 타워’다. 이곳에 다음 달 말까지 세계 최고 속도의 분속 1080m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설치·운행될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첨단 기술은 소형화와 녹색 기술이다. 엘리베이터 운행을 위해 사용되는 주요 부품이 기존 제품보다 30% 소형화됐고 20%의 전력절감 효과가 있다. 에너지와 자재 사용을 최소화함으로써 탄소 발생을 억제했다. 또 저소음·저진동 실현을 위한 특수 기술을 적용해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발판으로 최근 현대엘리베이터는 55층 높이의 베네수엘라 정부종합청사, 67층 높이의 아랍에미리트 (UAE) 암와지 타워, 63층 높이의 파마나 힐튼 호텔, 55층 높이의 베트남 하노이 고급 주상 복합 빌딩 등에 엘리베이터를 공급한다.

건물 1층에서 50층까지 가는데 28초밖에 소요되지 않는 국내 최고 속도인 분속 600m급 초고속 엘리베이터에는 3D 애니메이션 기법을 적용한 초대형 멀티비전이 설치돼 있다. 운행높이 변화에 따른 풍경의 변화를 화면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 LCD 화면을 통해 탑승객에게 엘리베이터 탑승시간 동안 뉴스, 날씨, 주가 정보 등을 전해주는 기존 방식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전망용 엘리베이터로는 세계 최고 속도인 분속 420m급 엘리베이터는 인체공학을 적용해 핸드레일과 문 부분을 유선형으로 설계했다. 엘리베이터 내부가 꼭 사각형이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 보는 즐거움도 준다.

서울 대치동 코스모 타워(KT&G 사옥)와 여의도 현대증권 빌딩에는 엘리베이터 탑승 대기시간을 단축하고, 가려는 층이 같은 고객을 동일한 엘리베이터로 유도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행선층 예약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승강장에서 가고자 하는 층을 등록하면 여러 대의 승강기 중에서 탑승할 승강기를 지정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종합 운행 횟수 감소로 2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최근 힐스테이트·푸르지오 등 주택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홈 네트워크 기반의 ‘세대 내 호출과 출입 카드키 연동’은 엘리베이터 탑승 및 대기시간을 절약해 주는 기능이다. 조명·가스·난방 등을 컨트롤하는 세대 내 벽면 터치 스크린을 활용해 별도의 장비를 설치하지 않고도 집 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수 있고 로비층·지하주차장 출입문의 로비 폰에 카드 키를 대면 엘리베이터 호출버튼과 이용자의 거주층이 자동으로 등록된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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