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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그리스 음식' 우리네 시골 밥상 같은 웰빙 음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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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란 단어가 주는 판타지에 한번쯤 빠져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신화의 나라, 그리스에 이르면 그 환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수평선을 넘나들며 하늘을 물들이는 코발트빛 에게해에 둘러싸인 그리스에서 인류의 축제 2004 아테네 올림픽이 곧 시작된다. 그 곳으로 잠시 신비스런 미각 여행을 떠나 보자.

■꾸밈없는 '신들의 만찬', 그리스 음식

"그리스 요리는 재주를 피우지 않습니다. 원료 맛을 그대로 살리는 질박한 음식이죠. 우리 시골 밥상 같다고 할까요? 화려하진 않아요. 대신 푸짐한 식탁이죠."

홍익대 앞에서 그리스 요리 전문점 '그릭조이'를 운영하는 전경무 사장(47)은 그리스 음식이야말로 웰빙 음식이라고 했다. 그리스인들이 즐겨 먹는 요구르트 올리브유 토마토 등이 한결같이 요즘 건강식으로 강조되는 사실과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고추 등 자극적인 양념 대신 올리브유나 페타치즈(그리스산 치즈)를 사용해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는 게 특징.

그리스 여행을 가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요리가 '기로스(Gyros.현지 발음은 이로스이나 잘못된 발음이 통용되고 있음)'와 '수블라키'다. 기로스는 그리스식 케밥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기름을 쪽 뺀 바비큐치킨을 썰어 야채와 함께 '피타'빵에 돌돌 말아 먹는다. 그릴에 구운 양고기 닭고기 쇠고기 등을 꼬치에 끼워 먹는 음식이 수블라키. 다진 고기에 토마토 소스를 듬뿍 얹고 호박 등 야채와 치즈를 넣어 오븐에 구워 먹는 '무사카'도 그리스 대표 음식 중 하나다.

그리스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짜지키'소스와 '피타'다. 천연 농축 요구르트와 각종 허브로 만든 그리스 국민 소스로 거의 모든 음식에 감초처럼 곁들여진다. 피타빵은 멕시코 음식의 토티야를 연상하면 된다. 옥수수 올리브유 양파 등이 들어가는 피타빵은 담백 고소한 것이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전통적으로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꾸미고 바다에 둘러싸여 오징어 문어 같은 해산물 요리가 많은 것이 그리스 음식의 특색. 하지만 국내에 있는 그리스 음식 전문점에서는 신선도 때문에 해산물 대신 육류 위주의 음식을 주로 내놓고 있다.

■국내 그리스 음식점

▲그릭조이
2002년 8월 국내에 처음 그리스 음식점을 낸 전경무 사장이 홍익대 앞에 다시 문을 연 곳. 캐나다에서 4년여 그리스 음식점을 운영한 전 사장이 직접 그리스 요리를 선보인다. 기로스(3900원) 수블라키(5900원) 무사카(8900원) 외에 양념한 쌀과 쇠고기를 숙성시킨 포도잎에 말아먹는 돌마데스, 쌀로 만든 그릭수프, 이집트식 콩에 파셀리 허브 양상추 토마토 양파 피망 등으로 경단을 만들어 튀긴 팔라폴(3900원) 등을 시도해 볼 만하다. 특히 이 집에는 은은한 솔향이 나는 45도짜리 그리스 전통술 우조(Ouso.1잔 4000원)와 에스프레소처럼 진한 그릭커피(2500원)를 맛볼 수 있다. 올림픽 기간 중 그리스가 메달을 따는 당일 할인 행사를 가질 예정. 홍익대 놀이터 맞은편. (02) 338-2100.

▲산토라니
이태원 해밀턴호텔 뒤편에 있는 산토리니는 15년 경력의 그리스 요리사가 기로스(1만 7000원) 수블라키(1만 7000원) 무사카(1만 5000원) 스피타코파타(시금치파이.7500원) 옥타포티 살라타(문어샐러드.1만 1000원) 그릴흰살생선(1만 7000원) 양갈비(2만 9000원) 등 20여 가지의 그리스 맛을 전한다. 아름다운 화산섬 산토리니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한 이국적인 느낌이 있는 곳이다. (02) 790-3474.

▲그리크하우스
20년 경력의 그리스 요리사가 주방을 맡는다. 기로스(1만 5000원) 수블라키(1만 8000원) 피스타치오(2만원) 등 그리스 대표 음식과 함께 닭고기 덮밥인 무로크라이(1만 3000원), 그리스식 삶은 문어요리 옥토푸스(1만 1000원), 새우 홍합 볶음 요리에 치즈를 곁들인 사가나키(9000~1만 1000원) 등이 있다. 특히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양갈비구이 파이타키(2만 5000원)가 이 집의 자랑. 요구르트에 꿀을 섞은 그리스식 요구르트(4500원)나 쌀과 우유를 이용한 그리스식 푸딩 리조갈로(5000원)가 후식으로 나온다. 일산 저동초등학교 옆. (031) 921-8959.

▲기로스
국내 최초의 그리스 음식점. 기로스(5000원), 수블라키(2개 6000원.3개 8000원), 스피나코파타(4조각.5000원) 페타 피자(5000원), 그릭샐러드(페타치즈 토마토 피망 등 6000원) 등이 있고 세트메뉴(1만 5000원)를 시키면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테이크 아웃도 가능. 이화여대 앞.(02) 312-2246.

임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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