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도공,우승보다 값진 3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목표를 이뤄 만족합니다."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99한국배구 슈퍼리그 여자부 마지막 경기 도로공사 - 담배인삼공사전. 도로공사가 마지막 4세트를 25 - 14로 따내자 도로공사 신일균 감독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기뻐했다.

도로공사가 담배인삼공사를 3 - 1로 제압, 여자부 1차리그 3위에 오르며 '만년 꼴찌' 의 설움을 날려버리는 순간이었다. 비록 3위였지만 응원나온 2백여명의 도공 임직원과 선수들은 우승 못지않게 기뻐했다.

신감독의 얼굴에는 굵은 땀이 뚝뚝 떨어졌다. 경기 내내 코트 옆을 뛰어다니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래서 지난 6월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그가 얻은 별명은 '벤치의 야생마' .배구 관계자들 사이엔 "도로공사 선수는 7명" 이라는 우스갯 소리까지 퍼졌다.

도로공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33연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긴 최약체 팀.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2승2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도로공사의 선전은 올해 처음 도입된 랠리포인트제의 혜택만은 결코 아니다. 실제 전력이 강해진 때문이다. 한일합섬에서 데려온 국가대표 라이트 박미경의 가세로 오른쪽 날개가 날카로워졌다.

중앙여고 졸업반인 여고랭킹 1위 장신 센터 김미진 (1m82㎝) 을 스카우트, 중앙의 높이를 높인 것도 전력향상에 커다란 보탬이 됐다. 현대에서 트레이드한 세터 정미나는 빠르고 정확한 토스워크로 공격을 리드했다. 공격 종합랭킹 4위에 오른 어연순도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대학부 경기에서는 경기대가 명지대를 3 - 0으로 완파하고 3승2패를 기록, 5일 인하대 (3승2패) 와의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마지막 한장 남은 2차대회 진출 티켓을 따낼 수 있게 됐다.

경기대는 인하대에 이기기만 하면 한양대를 따돌리고 무조건 2차대회에 오르지만 인하대는 이기더라도 2세트를 내주면 한양대가 어부지리로 2차대회에 진출한다.

김종길.박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