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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연희동 세배객 북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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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올해 정치 지도자.중진들의 1일 신년하례 장면은 활기가 넘쳤다. 특히 전직 대통령의 집이 붐볐다.

◇ 김영삼 (金泳三) 전대통령 = 金전대통령은 새해 '호연지기 (浩然之氣)' 를 거론했다. 金전대통령은 상도동을 찾아온 세배객들에게 "이는 매사에 바르고 당당하게 응하는 기상을 뜻하는 것으로 대도무문 (大道無門) 과 뜻이 비슷하면서도 또다른 의미가 있는 멋있는 말" 이라고 설명했다.

호연지기는 90년 1월 3당합당 후 복잡한 상황때 꺼냈던 말이다. 때문에 경제청문회 문제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가 담긴 의미심장한 발언' 이라는 게 대부분 하례객들의 공통적인 추측.

상도동 자택에는 이른 아침부터 민주계 인사 및 전직 장관, 전 청와대비서진과 전.현직 의원 등 세배객이 무려 1천8백여명 (상도동 집계) 이나 몰렸다.

YS는 그러면서 과거 야당시절을 회고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朴熺太) 총무에게 지난 79년 자신의 의원직 제명 파동 당시 야당의원들이 국회 별관문을 부수고 들어간 과거를 돌이키며 "과거엔 그런 일이 많았고 그게 보통의 일이었고 잡혀가지도 않았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국회 529호실을 부수고 들어간데 대해 은근한 두둔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 전두환 (全斗煥) 전대통령 = 새해 덕담으로 '미움과 건강' 문제를 꺼냈다. 그는 서울 연희2동 자택에서 세배객들에게 "건강법 설명으로 새해 선물을 대신하겠다" 며 건강비결을 소개했다.

全전대통령은 "청와대를 나온 지 11년이 됐고, 그동안 무자비하게 많이 당했는데 보통 사람들 같으면 제풀에 죽었을 것" 이라며 백담사 시절 등 어려웠던 시절을 되새긴 뒤 "내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미움을 줄였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1천살도 살 수 있다" 고 강조. 자택에는 장세동 (張世東).허화평 (許和平) 씨 등 측근과 5공 출신 총리.장관, 여야의원 1천여명의 세배객이 몰렸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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