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대입 논술요령]논점 벗어나지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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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정시모집 마감과 함께 대학별 본고사가 눈앞에 다가왔다.

예년에 비해 수능 고득점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입시에서는 논술로 당락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집단위별 수험생의 성적에 큰 편차가 없는 상태에서 4~10%의 비중은 당락을 가름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뾰족한 논술대비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기본적으로 고전을 읽고 분석할 수 있는 훈련과 관련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숙지하는 학습이 필요하다.

아울러 감점당하지 않는 방법을 재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논제가 요구하는 기본 내용과 요소가 충족됐는가에 따라 감점을 하는 방식으로 채점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험생이 지니고 있는 분석적 사고력과 배경지식의 범위내에서 최대한 감점요인을 줄이는 게 현단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우선 논제가 요구하는 쟁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예상외로 많은 수험생이 논점에서 벗어난 답안을 작성해 감점당한다.

특히 논제의 요구와 상관없이 외워온 답안을 옮겨놓음으로써 논점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비록 외워온 답안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논점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는 훈련을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절충론' 이나 '도덕적 권유형' 으로 논점에서 벗어난 경우들도 있다.

가령 '개인과 공동체 가운데 어떤 것이 사회운용에서 원칙적으로 중요한가' 라는 논제에 대해 '개인과 공동체가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와 같은 답안이 대표적인 경우. 많은 감점은 아니지만 다소의 감점이 불가피하다.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공동체의 이익이 우선되어야 한다' 는 것과 같은 조건적 긍정이나 조건적 부정을 활용하는 것도 감점당하지 않는 방법이다.

다음으로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거를 명확히 하는 학습이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은 어떤 주장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설득력있는 논변을 전개하느냐다.

특히 쟁점이 주어지면 수험생이 선택할 수 있는 주장은 제한돼 있으며 차이가 나는 것은 다름아닌 누가 얼마나 설득력있는 논변을 구사하느냐의 여부다.

창조적 답안에 좋은 점수를 준다고 해서 톡톡 튀는 주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창조적인 답안이란 주장의 독특성이 아니라 같은 주장이라도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독창적 논리로 설득력있는 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따라서 주장의 선택보다 그것을 정당화하는 논증의 풍부함에 주목해야 한다.

정확한 표현과 문장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문 (美文) 을 쓰려다 자칫 부정확한 개념과 문장을 쓰는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도식적인 서론.본론.결론도 자칫 빈약한 내용을 중언부언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어떻게 시작해 어떻게 끝을 낼 것인가는 고민하되 중언부언을 피하면서 자신의 논지를 긴장감있게 전개하는 것이 좋다.

정해진 시간내에 요구하는 원고지 장수를 정확히 채우는 일도 중요하다.

원고지 장수가 늘어나면서 논지의 일관성을 결여해 감점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의 대비도 필요하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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