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심리학자 폰태너의 '꿈의 비밀'번역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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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꿈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다. 정신의 의식/무의식 사이에서 이뤄지는 상징과 이미지들 사이의 대화가 바로 꿈이다. " 그러면 상징은 무언가.

"진리는 벌거벗은 채로 오는 게 아니라 비밀스런 이미지로 나타난다. 그 이미지가 바로 상징이다. " 이처럼 '진리' 와 '나' 와 '나를 둘러싼 세계' 의 연결고리는 복잡하다.

이런 관점에서 영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폰태너의 '꿈의 비밀' (원재길 옮김.문학동네.1만8천원). '상징의 비밀' (최승자 옮김.문학동네.1만8천원) 이 갖는 의미는 크다.

두 책은 공히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칼 구스타프 융의 이론으로 시작을 하고서는 꿈과 상징의 구체적인 사례소개.해석 및 새로운 이해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당초 꿈은 '정신의 찌꺼기' 로 간주됐다.

일상의 무의미한 이미지 축적물들이 뒤범벅 상태로 표출되는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1899년 꿈은 프로이트에 의해 '무의식에로 이르는 지름길' 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고 이어 융은 꿈이 '상징적 일관성' 을 갖는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후 현대에선 ESP (초감각적 지각).REM (급속안구운동) 등의 과학기술적 방식에 의해 꿈의 생리기능 연구가 본격화하고 있는 상태다.

상징은 인간의 깊은 내면이 기호화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인데 문화적으로는 수많은 창작의 상상력으로 이어진다.

집단무의식 관점에서 보면 상징은 공동체적 믿음과 소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에 해당한다.

상징을 만유 공통의 언어로 정의하거나 개인의 심리적 건강성을 의식/무의식의 역동적 균형상태로 규정하는 것은 이런 차원에서 이해할 만하다.

저자 폰태너는 영국의 대표적 심리학자로 왕립심리학회를 이끌면서 '드림 워크숍' 을 통해 꿈.상징의 해석강의로 전유럽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물이다.

단순히 이론에 집착하기보다는 대중과 호흡하는 연구스타일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 있다.

현재는 영국 가디프에 거주하면서 웨일스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꿈의 비밀' '상징의 비밀' 은 영국의 신예 출판사 캐슬하우스의 자회사 던컨 베어드가 펴낸 언더컬처류의 '비밀언어 시리즈' 중 첫번째 두권. 각각 1백70.2백20편씩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담아 꿈.상징의 비밀을 털어놓는 책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내년초 별.사랑.영혼.마음을 주제로한 비밀 시리즈 네 권이 연이어 번역출판될 예정이다.

허의도 기자

◇ 언더컬처란 = 진리.학문 탐구의 방향을 존재에 관한 영역으로 돌리는 새로운 경향성을 지칭한다.

일상의 시공과 절대적 시공 사이를 연결하는 꿈.상징.별.영혼.마음.시간.관계.기호 등이 언더컬처의 주요 대상이자 관심사. 천년의 말이나 세기말과 관련해 보수주의의 퇴조와 언더컬처의 등장을 연관짓는 경우가 많다.

그런 관점에서 이는 저항성향의 소수 비주류문화를 지칭하는 서브컬처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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