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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개국 수출 ‘뽀로로’ ‘디보’ 만든 김일호 오콘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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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세계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든 오콘 김일호 대표가 뽀로로(뒤편)와 선물공룡 디보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오콘 제공]

2005년부터 4년간 국내 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 90여 개국에서 방영 중. 이 중 상당수 국가에서 애니메이션 시청률 1위. 유럽 시장의 빗장을 연 한국 애니메이션 1호, 월트디즈니에 직배 계약한 첫 국산 애니메이션. 지난해 캐릭터를 이용한 라이선스 수입 약 100억원.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 얘기다. 파란 펭귄 모양의 뽀로로는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오콘’의 작품이다.

이 회사의 두 번째 작품인 애니메이션 ‘선물공룡 디보’도 대박 기운이 느껴진다. 2006년 말 EBS에서 방영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100여 개국 수출이 결정됐고, 특히 북유럽과 남미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라이선스 수입이 벌써 40여억원에 달한다.

오콘의 김일호(41) 대표는 “뽀로로와 디보 둘 다 내 자식이지만, 뽀로로는 얼떨결에 성공한 것이었다면 디보는 치밀한 전략과 계획의 산출물”이라고 말했다. 디보는 미국 현지 프로듀서와 작가를 고용해 글로벌 시장을 노렸다. 외국 방영용 더빙과 음악은 미국 할리우드에서 녹음했다. 또 라이선스 상품 60여 가지를 미리 만들어 놓고 방영과 동시에 출시했다.

김 대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적인 내용을 적절히 담은 것이 두 애니메이션의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뽀로로 개발팀은 대부분 2~7살 아이를 둔 엄마·아빠로 구성했다.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이들이 펭귄·토끼·곰·공룡을 유난히 좋아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캐릭터들을 짧은 팔· 다리에 뒤뚱뒤뚱 걷는 모습으로 그릴 경우 아이들의 반응이 좋다는 것도 알아냈다.

디보를 만들 때도 아이 엄마·아빠들이 다수 참여했다. 3D(차원) 애니메이션의 차가운 느낌보다는 천과 스티치의 질감을 살려 인형 나라의 환상적인 느낌을 담았다.

김 대표는 “디보는 만들 때부터 교육용 콘텐트로의 진화를 염두에 뒀다”고 소개했다. 놀면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디보 애니메이션도 내년부터 IPTV에서 선보인다.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는 놀이를 통해 아이의 성장 발달을 돕도록 꾸민 에듀테인먼트 전시회 ‘디보의 선물나라 체험전’도 23일까지 열리고 있다.

김 대표는 “캐릭터 산업은 영화처럼 한방에 대박을 터뜨리는 산업이 절대 아니다”고 강조한다. 어린아이 키우듯이 5년 이상 정성스레 키워야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지영 기자

◆김일호 대표=서울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했다. LG전자 디자인연구소를 거쳐 28세 때인 1996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오콘의 전신인 ‘오 컨설팅’을 차렸다. 회사 이름을 ‘오콘’으로 바꾼 뒤 TV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서 2003년 뽀로로 시리즈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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