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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체벌교사 112신고' 이렇게 생각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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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학생들 앞에서 교사 연행 충격]

체벌교사가 수업중 경찰에 연행됐다는 기사를 읽고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평소 체벌에 반대해 왔지만 막상 체벌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경찰에 연행된 것은 너무 충격적인 일이다.

체벌은 사실 교사와 학생의 감정적 충동을 유발하기 쉬워 교육수단으로는 최 하의 방법이다.

그러나 콩나물 교실에서 톡톡 튀는 50여명의 신세대 학생들을 데리고 수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체벌이라는 손쉬운 통제수단에 익숙해 있는 학교에서 어느 날 갑자기 체벌을 금지한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은 학급당 학생수를 30명 정도로 과감히 줄여 교실 안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의 인간적 접촉과 신뢰를 늘리는 일이다.

그것이 당장 어렵다면 학교에 '지도위원회' 같은 상설기구를 만들어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 제재를 가하도록 함으로써 감정적 충돌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또 이번처럼 경찰이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지도위원회가 먼저 중재를 하고 그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송원재 <교사.서울 영등포여고>

[학생들 인격.자존심 존중해야]

체벌을 가한 교사가 한 학생의 112신고로 교내에서 연행됐다고 한다.

교사들은 이를 두고 심각한 교권침해라고 항변하면서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느니, 학생들 버릇이 없다고 통탄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사의 권위만 찾을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격과 자존심을 한번쯤 생각했으면 한다.

이 사건만 하더라도 교사가 여학생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렸다는 것은 체벌이 아닌 폭행에 가깝다.

홧김에 머리를 쥐어박았다는 담임교사의 말로 미뤄 '사랑의 매' 라고 보기도 어렵다.

얼마든지 타이르고 자제할 수 있었는데 교사가 너무 쉽게 감정을 드러낸 것은 아닐까. 그런데 각 일간지에 보도된 기사에서는 학교.교사 입장만 게재되고 피해학생.신고학생의 주장은 좀처럼 발견할 수 없었다.

폭력은 어떤 형태이건간에 근절돼야 한다.

체벌을 대신할 수 있도록 교사의 상담횟수를 늘리고 건전한 교정방법을 연구하는 등 대안이 마련돼야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사 스스로 학생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

주창갑 <회사원.광주시남구진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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