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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뮤지컬 '바리-잊혀진 자장가' 작곡가 원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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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국악이든, 클래식이든, 대중음악이든간에 음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원일 (31) 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

실력있는 국악 연주자이면서 다양한 분야를 휘젓고 다니는 바쁜 작곡가이기 때문이다.

'꽃잎' '아름다운 시절' 영화음악과 국악.서양음악의 실험적인 크로스오버 음반 '아수라' 가 모두 그의 이름을 알린 작품들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뮤지컬로 손을 뻗쳤다.

서울예술단 (이사장 신선희) 이 '대중 속으로의 변신' 을 내걸고 8억여원을 들여 야심적으로 제작하는 뮤지컬 '바리 - 잊혀진 자장가 (김효경 연출)' , 02-523-0987. 99년 1월 9일부터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될 이 작품은 해외 입양아 이야기와 바리데기 신화를 결합한 줄거리. 현대와 전통, 서양과 동양을 아우를 수 있는 작곡가로 원일이 선택됐다.

지난 8월부터 본격적인 작곡에 들어가 현재 마무리 작업중인 원씨는 "뮤지컬 첫 작업으로 이 작품을 하게 돼 행운" 이라며 "전통에 뿌리박고 서양을 받아들인 내 음악적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한다.

지난 91년부터 동해 무속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바리를 관현악작품으로 구성하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에 더욱 익숙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을 배경으로 시작하는 1막은 서양음악 스타일로 끌고가고 2막은 음계.음악어법 상으로 한국음악 정서를 녹여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멜로디 위주의 슬픈 대중음악같은 기분이지만, 합창은 클래식 음악으로 접근했다.

민요나 염불 구음같은 것도 차용해 정서적으로 우리 음악을 환기시킬 계획이다.

원씨는 이번 작품이 "한국적 정서를 거부하고 어설픈 모더니즘에만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한국 전통을 매력적으로 녹여내어 보여줄 것" 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작품에서 한발 빠져나와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이 절대 부족해 아쉽다" 는 원씨는 영화음악 '이재수의 난' 등 몇 개 작업이 완성되는 내년 5월부터 바리의 수정에만 매달릴 생각이다.

신선희 이사장은 이 작품을 서울예술단 레퍼토리로 몇년간 계속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 첫공연의 미흡한 점을 차차 보완하겠다는 의지이다.

원씨는 "이 작품을 평생의 역작이 될 한국 대표 뮤지컬로 만들 것" 이라는 야심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뮤지컬 첫 작업이라 노래 하나하나는 물론 그 사이 연결 부분에도 치밀한 음악적 연출이 필요한데 경험이 부족해 어려웠다" 고도 털어놨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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