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광개토대왕'…1월3일까지 예술의 전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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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윤복희.박철호.김민수.박해미…. 내로라하는 뮤지컬 스타들이다.

얇은 뮤지컬 배우층에 비하면 국내 뮤지컬 제작 편수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많기에 이들은 뮤지컬마다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

작품마다 왜 이들의 얼굴들을 보아야 하는가 하고 지루해하는 팬들도 있지만 역시 작품 고를 때 안심하게 해주는 몇 안되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등장하는 또 하나의 뮤지컬 '광개토대왕' 이 21일부터 해를 넘겨 99년 1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린다.

02 - 525 - 5100.

전통예술과 뮤지컬과의 접목을 꾸준히 시도해온 서울창무극단 (대표 오현주) 이 지난 95년 초연했던 이 작품은 우리 역사 가운데 가장 강인한 인물로 손꼽히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사랑과 야망이라는 주제로 풀어낸 것이다.

1막은 광개토대왕의 아버지인 고구려 18대 왕 고국양왕의 붕어 (崩御) 로부터 시작한다.

왕위 계승자인 담덕태자 (광개토대왕) 를 밀어내고 왕위를 빼앗으려는 고국양왕의 동생 이영대공의 음모와 어수선한 고구려 주변 국제정세가 역동감있게 펼쳐진다.

드라마 '용의 눈물' 로 익숙한 왕가의 권력싸움과 영락대왕 (광개토대왕) 의 중원대륙 진출 야망이 말갈 공주와의 사랑 사이에 교차한다.

2막은 권력에 얽힌 음모가 화해로 사그라들면서 광개토대왕의 영토확장의 위업이 드러난다.

서양 수입 뮤지컬이나 대중성에 기댄 얄팍한 창작뮤지컬과는 달리 우리 전통을 맛볼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이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볼거리를 더해준다.

분명 우리 것이지만 이제 그 어떤 것보다도 낯설어진 방울놀이.장대타기.공돌리기 등 전통 놀이들로, 이 가운데서 고구려 탈놀이가 하일라이트를 장식한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고구려 병사들의 검법.창법.마상무예 등 전통무예는 대한택견협회 김영만 관장이 지도를 맡았다.

화려한 볼거리 외에 음계 역시 한국전통 5음계를 써 다른 뮤지컬과 차별화하고 있다.

사학자들의 고증을 거친 고구려 의상은 초연 당시 한복연구가 허영씨의 작업을 바탕으로 안정훈씨가 발전시켰다.

무대는 박동우씨가 완전히 새로 구성했다. 연출과 안무.음악은 초연 멤버인 오현주.국수호.왕준기씨가 그대로 이어간다.

어린이의 꿈 피터 팬에서 이제는 어머니 역할이 더욱 자연스러운 윤복희씨가 광개토대왕의 어머니 진정왕후 역을 맡았다.

광개토대왕은 박철호.김민수씨, 사주를 받고 광개토대왕을 시해하려다 오히려 사랑에 빠지는 말갈공주는 강효성.박해미가 더블캐스팅됐다.

왕위 찬탈 음모를 꾸미는 이영대공의 첩으로 이번 공연을 통해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 비사녀에는 탤런트 김민정씨가 선택됐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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