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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아시아-유럽 연결 광통신·고속철 건설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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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고대 동.서양을 이어주던 통로 실크로드가 부활하고 있다.

BC 2세기께 대상 (隊商) 들이 낙타를 타고 넘던 실크로드를 중국이 21세기를 앞두고 광케이블망을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실크로드 경영에 나선 것. 중국은 상하이 (上海)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아시아.유럽 광케이블망 (TRA) 설치를 완료했으며 롄윈 (連雲)에서 네덜란드의 로테르담까지 고속철도를 깔겠다는 '유라시아 랜드브리지'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중국은 우즈베키스탄.터키.폴란드.오스트리아.독일 등 20개국을 잇는 2만7천㎞의 아시아.유럽 광케이블망을 지난 10월 완공했다.

올 연말까지 7백만통의 통화가 가능하며 내년 말까지 팩스.문자.그림 등의 전송은 물론 화상회의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확장된다.

중국이 세계 최장거리 TRA사업을 계획한 것은 지난 92년. 93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완공까지 6년이 걸렸다.

중국은 TRA 구축으로 자원이 풍부한 중앙아시아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 확대와 유럽과의 무역로 개척의 발판을 마련했다.

실제로 TRA가 지나는 중앙아시아는 현재 전세계 지하자원의 75%가 묻혀 있고 전세계 인구의 75%가 밀집해 있다.

중국은 물론 일본도 이 지역의 경제적 이해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장쩌민 (江澤民) 주석과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일본 총리는 지난달 롄윈에서 로테르담까지 약1만㎞를 잇는 광역 경제권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중앙아시아를 가로질러 유럽까지 철도와 에너지 수송파이프 등을 연결해 경제 대동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21세기를 앞두고 중앙아시아의 에너지 쟁탈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과 일본의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주도권 확보를 둘러싸고 미국 등 서방들도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 셰브론.엑슨.모빌 등 자국 석유기업의 카스피해 석유.천연가스 개발권을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

유럽국가들도 프랑스와 독일 등이 앞장서 폴란드.체코.헝가리 등을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에 가입시켰으며 우크라이나 등의 편입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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