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난으로 무·배추 수요줄어 가격인하 기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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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김장철인데도 대구지역 무.배추값은 이전 보다 오히려 내리는 '이상현상' 이 나타나고 있다.

7일 채소 도매법인인 영남청과.대한청과와 농협북대구공판장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배추 상품 한포기 (3㎏짜리) 의 도매가격이 1천5백원에서 지난달 초에는 9백원으로, 지난달 중순께부터는 다시 8백원으로 내렸다.

무값도 상품 한개 (1.5㎏) 의 가격이 9백원에서 최근 들어 4백원으로 절반이상 떨어졌다.

이에 따라 소매가격도 배추는 1천5백원, 무값은 8백~1천원에 형성돼 김장철 채소값으로는 보기 드물게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농협북대구공판장 申창환 경매사는 "해마다 11월말께부터 김장용 채소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30~40%씩 올랐지만 올해는 이상하게 가격이 전혀 오르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이는 경제난으로 음식점들의 무.배추 수요가 줄어들고 김장을 기피하는 풍조까지 겹쳐 일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채소류를 취급하는 농협하나로클럽과 할인점 등 대형 할인매장이 늘어나고, 구청.아파트부녀회 등의 농산물 직거래 행사도 가격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매법인 관계자는 "공판장에서 경매되는 물량의 상당수를 음식점들이 소비하고 있지만 불황으로 그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가격도 떨어진 것 같다" 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김장채소 가격을 계속 안정시키기 위해 8, 9일 이틀동안 동.남.수성.달서구청 광장과 서구중리동 꽃동네아파트, 북구 태전협화맨션.칠곡관음타운 마당, 중구대봉동 연금매장 등 8곳에서 김장용 무.배추 직판행사를 열고 시중가격보다 20~30%씩 싸게 팔기로 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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