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동양,콜버트 귀국 '앞날 캄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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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니까 가긴 가야죠.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시즌을 꾸려가야 할지 걱정이네요. "

거의 매경기 풀타임 코트를 지키며 경기당 26.3득점.11.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프로농구 동양을 이끌던 그레그 콜버트가 지난 1일 느닷없이 귀국해버리자 박광호 감독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어머니를 위해 농구를 한다" 는 콜버트가 노모의 병세 악화를 이유로 잔여 시즌을 포기하고 귀국한 것은 박감독도 이해했다.

그러나 당장 남은 경기를 어떻게 끌어간단 말인가.

콜버트의 귀국으로 '난쟁이팀' 이 돼버린 동양은 1일 SBS와의 의정부 경기에서 74 - 94로 참패, 콜버트의 공백을 실감해야 했다.

기둥 빠진 동양 골밑을 SBS 센터 대릴 프루가 제집 드나들듯 하자 박감독은 울화까지 치밀었다.

경기가 끝나고나자 막막함은 더했다.

동양은 남은 시즌을 위해 용병 드래프트 당시 탈락한 선수중 1명을 골라 새로 계약해야 한다.

아무리 서둘러 새 용병을 불러들여도 2주일은 족히 걸린다.

새 용병이 와도 팀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 실제 전력에 보탬이 되려면 또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동양은 앞으로 3주 이상 비상사태를 벗어날 수가 없다.

졸지에 변을 당한 동양은 월봉 1만달러씩 모두 7만달러에 계약한 콜버트에 대해 민사상의 책임을 물을 계획이지만 그렇다고 경기 내용을 바꿀 수는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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