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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또 폭력사태…밤새 각목·투석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싼 종단 내부의 갈등이 또다시 대규모 폭력사태를 불러일으켰다.

해인사 등 전국 16개 교구 본사에서 상경한 승려 1천여명과 신도 5백여명은 30일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정문 앞 왕복 6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전국승려대회를 개최한 뒤 총무원청사 진입을 시도하다 이를 막는 정화개혁회의측 승려 2백여명과 격렬한 충돌을 벌였다.

승려대회 참가 승려 3백여명은 대회가 끝난 오후 3시40분부터 정화개혁회의측이 조계사 입구에 세워놓은 2.5t짜리 트럭을 뒤엎고 조계사 경내로 들어간 뒤 총무원 청사 진입을 시도하며 밤늦게까지 대치했다.

지난 11일부터 총무원 청사를 점거하고 있는 정화개혁회의 승려들은 쇠파이프와 각목으로 무장한 채 화염병.돌.화분 등을 던지고 소화기 분말과 물을 뿌리며 이들의 접근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승려와 신도 10여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이날 오후 6시30분쯤 한겨레신문 안창현 (29) 기자가 정화개혁회의 승려들이 던진 돌에 머리를 맞아 두피가 15㎝쯤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이날 승려대회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무분별한 교시를 남발해 종단의 갈등을 부추긴 월하 (月下) 종정 불신임 ▶24일까지 현행 종헌종법으로 총무원장 선거를 실시해 새로운 총무원 집행부를 구성 ▶정화개혁회의 즉각 해산 등의 7개항을 채택했다.

당초 승려대회는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정화개혁회의측의 저지로 조계사 앞 도로에서 개최됐다.

김정하.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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