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장애인 7명과 사는 의정부 백충일목사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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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오갈 곳 없는 장애인을 돌보는 데 여생을 보내겠습니다. "

의정부시금오동 55평 규모의 허름한 슬레이트 주택에서 무의탁 장애인 7명을 보살피는 애헌교회 백충일 (白忠一.64) 목사와 이은자 (李銀子.54) 씨 부부.

거동은 물론 말도 못하는 중증장애인과 치매노인, 앞 못보는 시각장애인들을 일일이 목욕시켜주고 때 맞춰 밥 먹이고 대.소변 보는 것을 도와주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장애인 수발에다 20평 텃밭에서 배추와 무를 기르는 일에도 적지않게 손이 간다.

자식이 없는 이들 부부는 白씨가 목자 (牧者) 의 길로 나선 89년부터 장애인 보호공간 확보에 나서 지난해 11월 전재산에다 은행 융자까지 보탠 6천여만원으로 어렵사리 교회를 세운 뒤 올 1월부터 '나홀로 장애인' 들을 맡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원봉사자나 후원자가 별로 없어 '가족' 들을 잘 먹이고 입히지 못하는 것이 白목사의 안타까움이다.

시설운영비 마련을 위해 틈틈이 집에서 전화로 전단광고물 수주 세일즈를 하고 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다.

그래도 불우이웃에 대한 관심을 접을 수 없어 白목사는 올 여름 수해때 침수주택 복구비로 나온 75만원을 모두 인근 수재민 30가구에 도배비용으로 나눠주었다.

또 올들어 5차례나 종합병원.사회복지단체 등을 교회로 초청해 지역내 영세주민과 노인 등 1천여명에게 지압 및 한.양방 무료진료와 이발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白목사는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장애인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삶의 희망을 얻는 모습을 보면 더 없는 행복감을 느낀다" 고 말했다.

0351 - 847 - 0421.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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