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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대축제 대상 '돌다리 사랑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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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작은 정성이 큰 행복을 만듭니다. "

대전시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중구석교동에서는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하의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꽃이 한창이다.

회원들이 하루 1백원씩 모아 7년째 불우이웃을 돕고 있는 주민봉사단체 '돌다리사랑방' (회장 南容和.67) 의 헌신적인 노력 때문이다.

소리소문 없이 '살림살이하듯'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돌다리사랑방은 27일 중앙일보 주최 제5회 전국자원봉사 대축제에서 영예의 대상자로 선정됐다.

南회장은 "그저 더불어 살아가자는 뜻에서 십시일반 (十匙一飯) 정성을 보탠 것뿐인데 대상을 받게 돼 면구스럽다" 고 겸손해 했다.

돌다리사랑방이 결성된 것은 93년. 달동네 특성상 유독 많은 독거노인들을 위로하자며 사회복지전문요원과 상인 등 7명이 매일 1백원씩 내기로 마음을 합쳤다.

이들은 돌보는 이 없는 노인들에게 은밀히 생일상을 차려주고 장애인과 소녀소녀가장을 격려했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 법 - . 이들의 선행은 곧 지역사회에 소문이 났고

석교시장의 보통사람들이 가세, 하루 1백원씩 쾌척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각자 자신의 직업과 능력에 맞춰 의사.약사는 진료를, 이.미용

사는 머리손질을, 지업사는 도배를 자원해 무료봉사를 펴나갔다.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사람들은 나름의 정성을 보탰다.

정육점 주인은 고기 한근씩을, 빵집 주인은 케이크 한개씩를 내놓았다.

주민들은 95년 동네이름을 따 '돌다리사랑방' 을 정식으로 발족시켰다.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루 1백원' 을 원칙으로 정하다 보니 호응이 커 지난해말 80명이던 회원이 현재 1백18명으로 늘었다.

하루 1백원씩이라지만 때때로 몇천원에서 수만원씩 내는 회원도 있다.

회비는 총무 김옥년 (金玉年.42.닭집 경영) 씨가 모금한다.

金씨는 매일 아침 돌다리사랑방 소식지를 오토바이에 싣고 '1백원짜리 사랑의 동전' 을 거두기 위해 회원 상점들을 찾아나선다.

회원들은 회비를 아끼기 위해 전체 모임을 갖지 않는다.

1년에 두차례 이웃사랑 나눔의 잔치를 겸해 만날 뿐이다.

이웃 돕는 일 이외에는 회비를 쓰지 않고 정치바람을 피하기 위해 정치인의 입회도 사절한다.

대전 = 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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