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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빚많은 기업 대출 못받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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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000년부터는 빚이 많거나 현금흐름이 나쁜 기업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4분기 협의에 따라 부채비율 2백%가 넘는 기업의 대출에 대해서는 은행이 대손충당금을 더 쌓도록 하는 등의 새 자산건전성 기준을 마련 중이다.

26일 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현금흐름.이자보상배율.부채비율 등 기업의 성적표에 따라 은행대출을 차별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 이라며 "앞으로는 기업의 부채상환능력 여부가 대출의 기준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금감위는 ▶부채비율이 2백% 이상인 기업 ▶부채를 이자와 이익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은 기업 ▶현금흐름이 업종평균보다 떨어지는 기업에 대출해줄 경우 이를 위험자산으로 간주, 해당 은행이 별도의 충당금을 쌓도록 할 방침이다.

금감위측은 이럴 경우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로 은행들의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된다고 밝혔다.

금감위 관계자는 "예컨대 부채비율이 4백%가 넘는 기업에 대출해줄 경우 대손충당금을 20~30% 더 쌓도록 하면 어느 은행이 부실기업에 마음대로 대출해줄 수 있겠느냐" 며 "이같은 대출기준이 적용되면 기업구조조정이 가속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부채비율 2백% 등의 기준을 일률 적용하기가 어려워 업종특성을 감안한 별도의 세부규정을 마련 중" 이라며 "늦어도 내년 6월까지는 새 기준에 따른 여신분류를 마친 뒤 2000년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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