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출신 미군 사병 "배신자라 해 후세인 때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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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세인 전 대통령이 붙잡히던 장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될 당시 이라크 출신 미군 사병에게 얼굴을 얻어맞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주인공인 사미르는 최근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후세인이 예상보다 비겁하게 행동했고, 나를 모욕한 데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털어놓았다.

사미르는 2003년 12월 13일 오후 제4사단 1여단의 최정예 특공대원 600명과 함께 아드와르의 외딴 농가에서 후세인의 은신처를 찾아냈다. 깊이 2m의 땅굴을 발견한 특공대원들이 땅굴 안으로 총을 쏘자 후세인은 "쏘지마" "나를 죽이지 마"라고 소리쳤다.

후세인은 "나는 사담 후세인이다"라며 영어로 "미국이, 왜"라고 서너 차례 반복했다. 사미르는 "당신은 스스로 영웅이고 아랍의 지도자라고 말하지만 아무것도 아니다. 진짜 남자라면 자살했어야 한다"고 소리쳤다. 후세인이 이에 "너는 배신자"라고 응수하자 화가 치밀어 오른 사미르가 주먹으로 후세인의 얼굴을 때렸다. 그러고는 후세인의 수염도 세게 잡아당겼다.

서정민=카이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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