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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패트롤]그린벨트 획기적 조정안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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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주 우리 경제지표, 또한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요인들 중에는 밝은 모습을 보인 것이 많았다.

1달러 = 1천2백원대로 떨어진 환율이나 금리가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주가도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이 속속 유입되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의 부도율이나 부도업체수도 IMF 이전의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고 있는 듯하다.

이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와 유럽 국가들의 동참 분위기, 20조엔을 웃도는 일본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위안화 절하는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없으리라는 중국 정부 최고위층의 잇딴 공식발언 등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들과 맞물려 가며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처럼 주요 국가들이 세계경제가 악화.위축의 악순환으로 가는 것을 예방하겠다는 정책적 고려를 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다행한 일이다.

이번 주에 가장 큰 관심사는 25일로 예정되어 있는 개발제한구역 (그린벨트) 조정과 관련한 정부측 시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지는가 하는 것이다.

그린벨트 문제는 보전과 개발이라는 상충된 목표를 어떤 선에서 조화시키느냐가 그 핵심이다.

이번 조정은 기본적으로 개발제한 완화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방향은 이미 잡혀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건설교통부는 이미 지난주 그린벨트 전체를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하고 국세청은 이를 투기우려지역으로 정해 감시를 강화하는 등 그린벨트 완화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해 두고 있다.

투기를 미연에 막자는 것이 그 목적인데 정부가 이같은 사전 조처를 취하는 것을 보면 이번 시안에 상당히 획기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주요 관심사는 5대그룹을 중심으로 한 기업구조조정이다.

특히 지난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APEC) 회의에서 고어 미국 부통령이 구조조정 지연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데 이어 이번에 방한한 클린턴 대통령도 이를 거론하는 등 새로운 국면이 연출되고 있다.

이러한 외부 지적에 대해서는 金대통령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5대그룹의 구조조정에 대한 압박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현대와 LG의 반도체합병과 관련한 경영주체 선정문제다.

이달말이 시한인 이 문제는 정부가 재벌 구조조정의 시금석으로 생각하고 있고 자율조정에 실패할 경우 강제적인 워크아웃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있다는 점에서 주목해봐야할 사안이다.

조흥은행과 강원.충북은행의 합병과 상업.한일은행장의 인선도 관심거리다.

증자약속을 지키지 못한 충북.강원에 대해 과연 금융감독위원회가 강제합병 등 경영개선조치를 취하고 나설지, 결국은 정부가 낙점하게 될 상업.한일은행장이 어떤 사람이 될지 등은 앞으로 은행구조조정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태욱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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