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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운행 희비 교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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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5일 오전 8시 5분 광주 발 서울행 KTX 객실 내부. 여행객이 많은 피서철인 데도 자리가 거의 비어 있다. 대전=양광삼 기자

"텅 빈 고속열차, 콩나물 시루 된 일반열차 …"

지난 4월 고속철도(KTX) 개통 이후 나타난 새 풍속도다.

5일 철도청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석달 간 KTX의 좌석 이용률(승객수/좌석수)은 경부선 69%, 호남선 35.2%로 평균 60%에 그쳤다.

특히 승객이 적은 평일(월~금요일 오후 6시 이전)에는 경부선 61.6%, 호남선 28.3%(평균 52.7%)였다. 전체 좌석(20칸.965석)의 절반 가량이 빈 채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새마을.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는 이용률이 경부선 140%, 호남선 115% 등 평균 133.7%였다. 승객 세명 중 한명꼴로 좌석표를 구하지 못해 입석으로 여행했다는 뜻이다.

상당수 승객이 고속열차 이용을 꺼리는 주된 이유는 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데 비해 요금이 기존 새마을호보다 15~43% 비싸기 때문. 매주 1~2회 서울 본사 출장을 간다는 정진용씨(38.회사원.대전시 둔산동)는 "고속열차는 운행시간이 30분 정도 적은 데 반해 서울까지 편도 요금은 5800원(41.7%) 비싸기 때문에 새마을호를 이용한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평일에도 좌석표 구하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반 열차 승차난이 심해진 것은 KTX가 운행되면서 통일호 운행이 전면 폐지된 데다, 운행 횟수가 하루 평균 229회에서 161회로 29.7% 줄어든 게 주 원인이다. 이밖에 KTX는 일반 열차보다 정차역 수가 훨씬 적은 데도 '천안아산'등 상당수 역에서 일반열차.버스 등으로 갈아타기가 불편, 승객들이 이용을 꺼리고 있다.

철도청 관계자는 "아직 연내 목표인 8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피서철인 이달 들어 KTX 이용률이 74%까지 올라갔다"며 "서비스 확충 등을 통해 승객을 끌어 들이겠다"고 말했다.

대전=최준호 기자 <choijh@j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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