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방중·APEC 결산 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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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19일 오후 홍콩 그랜드 하야트호텔에서 취재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올 순방외교를 결산했다.

金대통령은 "이번 아태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에서 나의 방문을 초청한 곳이 10여개국에 이른다" 면서 "안보와 햇볕정책을 병행하는 우리의 대북 3원칙이 전세계적으로 지지를 받았다" 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지도자들을 만난 결과 한.중 사이엔 한반도 문제와 관련, 당면문제에선 추호의 차이도 없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중국과 군사교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는데 중국은 북한과도 특수한 관계가 있지 않느냐.

"중국과는 지금도 국방차관급 대화를 하고 있다.

중국과의 군사적 대화는 미국 등과는 다르다.

중국과 우리의 협력은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감소시키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중.북한간 군사교류와 조금도 상충되지 않는 협력이다. "

- APEC정상회의에서 역내 각국이 내수진작에 나서기로 했는데 우리도 추가로 경제부양책을 쓰고 재정적자폭을 더 늘릴 것인가.

"금년에 내수진작을 위해 추가로 재정적자폭을 늘릴 계획은 없다.

다만 경기상황을 보고 내년에 2차로 재정적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쓸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 "

- 카트먼 특사가 북한 지하핵시설 의혹을 제기했는데.

"지금까지는 북한 영변쪽에 의심스러운 지하공사를 하고 있다는 점만 알고 있다. "

- 이번 중국방문의 최대 성과는.

"장쩌민 (江澤民) 국가주석과는 상당히 깊은 얘기도 하고 우정도 나눴다.

앞으로 급한 일이 있으면 자유롭게 상의할 것이다.

국익차원에서 볼 때 중국이 우리에 대해 적극적인 생각을 가진 것은 자신들의 한반도 2대 정책이 우리의 3대원칙과 완전히 일치하는 점을 나와 얘기를 통해 믿을 수 있게 돼 안도감이 생긴 것이 배경이 아닌가 생각한다.

외교는 국익중심으로 움직이지만 역시 인간적 신뢰와 상호이해에 의해 크게 움직이는 것도 사실이다. "

- 귀국후 경제개혁속도와 강도는.

"앨 고어 미 부통령이 우리의 재벌개혁이 부진하다고 말한 것처럼 국제사회로부터 재벌개혁이 부진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우리 경제인들이 국제적 금융기관이나 경제인들로부터 비판받는 것은 중대한 일이다.

귀국하면 개혁의 고삐를 절대로 늦추지 않을 것이다. "

- 앞으로 4강외교를 어떻게 발전시킬 구상인가.

"4강의 공통된 이익은 한반도의 평화다.

그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곤란하다는 공통된 이익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들과 관계를 잘 해 우리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

4강외교는 현명하게 해야 하는데 문제는 국민이 성급하다는 점이다.

외교는 급하면 안된다.

우리가 북한과의 관계를 슬기롭게 이겨나가면서 참을성 있게 나가되 확고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원칙을 갖고 나가면 잘 될 것이다. "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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