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 ‘와이프로거’ <와이프+블로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1면

아산에 사는 김정희씨는 지난해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뽑힐 정도로 주부들 사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가 뽑은 천안아산 맛집엔 예외없이 손님이 몰린다. [사진 =조영회 기자]

와이프로거(아내를 뜻하는 ‘와이프(Wife)’와 ‘블로거(Bloger)’의 합성어)가 늘면서 그들의 파워도 덩달아 커졌다. 블로그에 요리와 인테리어 등의 일상을 올리면서 수익을 내는가 하면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도 누리고 있다. 이들이 소비자 여론까지 이끌자 기업들은 와이프로거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블로그를 하기 전과 후로 삶을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하는 와이프로거가 있을 정도로 블로그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블로그의 매력은 뭘까. 아산에 살고 있는 와이프로거 김정희(32)씨에게 블로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씨는 남편이 회사의 인사발령으로 천안에 이사오면서 2006년 블로그와 인연을 맺었다. 인천 토박이였던 그에게 천안은 낯설기만 했다. 가까이에 시간을 보낼 가족이나 친구가 없어 자연스럽게 집안 인테리어와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06년 싱크대 리폼 과정을 올렸던 것이 블로그의 시작이었다. 다른 주부 블로거들처럼 리폼으로 시작해 요리 레시피와 체험단 활동까지 영역을 넓혔다.

◆네이버 ‘귀염쩡’=김씨가 건넨 명함은 인상적이었다. ‘파워블로그 김정희’라고 쓰인 명함. 네이버는 1500만 개의 블로그 중 활동성·인기도·주목도가 높은 1100개를 파워블로그로 선정했다. 김씨 블로그는 ‘2008년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선정됐다. 파워블로그 특혜로 네이버 검색창에 그의 닉네임이자 블로그 이름인 ‘귀염쩡(blog.naver.com/yh4827)’을 치면 바로 방문할 수 있게 됐다.

그의 블로그엔 하루 평균 500~1000명 가량의 방문자들이 다녀간다. 게시물을 올린 날에는 수천 명이 몰린다. 특히 젊은 주부들의 방문이 많다. 다양한 요리 레시피와 주부라면 탐낼법한 예쁘고 실용적인 생활용품과 인테리어 용품들로 특히 초보주부들에게 인기다. 주로 김씨가 인터넷에서 구입한 그릇과 소품에 대해 방문자들의 관심이 많다. ‘어디서 구입했어요?’라고 묻는 이웃이 많아 대부분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요리 레시피는 스페셜·베이커리·디저트 등으로 구분해 올리고 있다. 간단한 반찬부터 낙지볶음·스테이크·깐쇼새우·치즈케이크 등 다양하다. 조리과정을 담은 사진과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요리 초보들도 따라 하기 쉽도록 했다.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알차게 담겨 있다는 게 인기 비결이다.

◆와이프로거의 힘=김씨의 주방에는 3대의 오븐이 있다. 빵과 쿠키 굽는 것을 좋아해 3대나 구입한 게 아니다. 아파트 주방에 기본적으로 설치된 한 대의 오븐 외에 두 대는 체험단으로 뽑혀 받은 것이다. 이 외에도 주부라면 탐낼 만한 세탁기와 청소기 체험단 활동도 했다. 체험단은 제품 사용 후기를 올리며 활동을 한다. 그가 오븐 체험단일 때는 오븐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요리를 올렸다.

그의 제품 후기로 자연스럽게 오븐이 주부들의 관심이 되면서 ‘넷소문’이 나게 된다. 이렇게 기업들은 와이프로거들을 이용해 제품 홍보를 하고 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블로그 운영이 우선일 순 없지만 틈틈이 리뷰를 성의 있게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올리는 맛 집 게시물도 인기다. 주로 천안·아산의 맛 집을 맛과 위생, 친절도 등으로 꼼꼼하게 평가해 올렸다. 천안과 아산의 유명 식당에서 자신들의 식당을 올려달라고 연락이 올 때도 있다. 유명 블로그에 식당이 소개되면 돈들인 광고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도 으쓱=남편은 직장동료 사이에서 ‘유노베이커리’로 통한다. 김씨가 직접 구운 빵이나 쿠키를 포장해 남편 출근길에 보내 동료들과 나눠먹도록 한 결과다. 항상 예쁜 포장까지 잊지 않는다. 동갑내기 남편(정윤호)의 동료들은 맛있다는 칭찬과 함께 남편 이름을 따 유노베이커리라고 부른단다. 그의 베이킹 레시피에는 녹차카스테라·케이크·와플 등 모두 나열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레시피가 올려져 있다. 블로그 레시피 속의 사진 만으로도 맛이 느껴져 왜 유노베이커리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다.

남편은 김씨의 든든한 후원자다. 김씨가 월간잡지와 TV 아침프로에 출연해 자신만의 요리 레시피를 선보일 수 있던 것도 남편의 응원덕분이었다. 남편 정씨는 요리하는 아내 옆에서 과정을 사진에 담아준다. 김씨는 “시어머니 음식 솜씨가 너무 좋다”며 “시어머니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데도 부족한 요리를 항상 ‘맛있다’며 먹어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씨는 결혼(2003년)후 틈틈히 요리 실력을 쌓았다.


[김정희씨가 뽑은 천안·아산 맛집]
천안 백석동 ‘망향비빔국수’
천안 신부동 ‘정통옥수사(수육·칼국수)’
천안 부성동 ‘댓잎갈비’
아산 도고 ‘대산가든(봉평메일막국수)’
아산 신정호 ‘은행나무집’

백경미 인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