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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하게’ 영어 공부하기

중앙일보

입력

개그맨 김영철씨의 영어공부 철학은 ‘뻔뻔함’이다. 그에게 대학에서 영어교수 제의가 들어오더니, 최근엔 초·중등 온라인교육사이트 수박씨닷컴에서 중학생 대상으로 생활영어 강의까지 개설했다. 김영찬(13·목운중 1)군과 어머니 김정숙(41·서울 양천구 목동)씨가 ‘뻔뻔함’을 전수받기 위해 김씨와 만났다.


뻔뻔공식 ①
‘영어 잘하네’ 칭찬하면 ‘맞아, 나 영어 잘해’
영찬 : 영어를 뻔뻔하게 공부하라는 게 기죽지 말라는 뜻인 건 알겠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 적용할 수 있나요?
영철 : 말하기·학습태도 같은 모든 면에서 뻔뻔해지는거지. 누군가가‘너 영어 잘하냐?’ 물으면 ‘못해요’가 아니라, ‘네, 나 영어 잘해요’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거야. 그리고 상대방이 영어로 질문하면 틀릴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내가 말하려는 의도에만 집중하면서 말해보는 거지. TV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나오는 외국여성들의 한국말 들어봤지? 어때? 주어와 서술어가 빠지고 문장도 문법에 맞지 않지.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보며 한국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잖아. 문법이 틀릴까봐 두려워하지 말고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데만 집중해봐.
영찬 : 그러고 싶지만, 외국인에게 영어로 말했을 때 제 말을 잘못 알아듣고 다시 질문하거나 고개를 갸우뚱하면 나도 모르게 기가 죽고 더 말할 의욕이 없어져요.
영철 : 그때가 제일 중요해. ‘창피하다, 도망가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고, 천천히 내 말을 끝까지 다시 한번 전달하는 거야. 영어권 사람들은 원래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면서 얼굴을 약간씩 찡그리거나 표정을 풍부하게 하는 편이야. 이때 ‘내가 기분나쁘게 말했나?’하고 지레짐작해서 중도에 말하기를 포기하면 안돼. 그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대충 ‘That's OK’하고 끝내면 오히려 상대방이 더 기분 나빠할 수 있거든.

[사진설명]
일상생활 속의 영어회화는 ‘뻔뻔함’이 가미될 때 실력이 향상된다. 김영찬군이 방송국에서 만난 장영란씨에게 영어로 말을 걸고 있다.


뻔뻔공식 ②
매일 친구들과 ‘10분 영어회화’ 시간을 가지세요
영찬 : 생활 속에서 영어회화를 공부하는 다양한 방법을 좀 알려주세요.
영철 : 영어회화는 ‘10분 공부’를 자주 할수록 좋아. 매일 친구들과 ‘하굣길 10분’처럼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영어로만 대화해봐. 처음엔 우습겠지. 발음도 이상하고, 서로 어색할거야. 그걸 뛰어넘어야 해. 하루 10분 정도 공부하는 전화영어도 좋아. 2년동안 매일 하니까 정말 효과가 있어. 매일 10분씩 영어를 주고 받을 친구가 있으면 실력이 녹슬지 않거든. ‘나의 영어가상프로필’ 작성도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거야. 영어라는 산 속에서 현재 내 위치가 어디인지 파악이 되고, 더 구체적으로 노력할 수 있게 돼.
영찬어머니 : 초등 고학년만 올라가도 아이들이 배우는 영어수준이 엄마들의 수준을 뛰어넘는다고 느껴져요. 집에서도 아이의 영어공부를 도와주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영철 : 학교 선생님과 엄마의 역할은 달라요. 선생님은 영어를‘잘’ 해야 하지만, 엄마는 아이가 영어를 맘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가끔씩 중요한 영어표현을 함께 공부하며 아이의 기억을 오래가게만 해도 충분하다고 봐요. 집에서 엄마도 뻔뻔해지셔야 해요. 아이들이 물어보는 걸 엄마가 다 알고 있을 순 없거든요. 사자·호랑이가 영어로 뭐냐고 물어보면 얼마나 쉽겠어요.하지만 그렇지 않거든요. ‘엄마, 복어가 영어로 뭐야?’라고 묻죠.‘그 단어는 엄마도 잘 모르겠네. 사전 찾아서 알려줄게’라고 말씀하시고 함께 찾아보세요. 엄마가 사전 찾는 모습이나 영어드라마를 함께 보는 자체도 아이의 영어공부에 좋은 자극이 된다고 생각해요.

[사진설명]
엄마도 때로는 영어에 대해 뻔뻔한 자세가 필요하다. 김영찬군의 어머니 김정숙씨와 김영철씨.

< 이지은기자 ichthys@joongang.co.kr >

< 사진= 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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