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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세대]컴퓨터와 정보화의 첨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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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Y세대는 서구 대중문화의 집중적인 세례를 받으며 자라면서 개인주의.개방주의 등 서구적인 가치관을 내면화시킨 새로운 세대다.

이들은 또 컴퓨터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최초의 세대로 특징지어진다.

또한 패션.팬시 시장을 주도해 20대 이상 X세대에게 유행을 거꾸로 전파시키는 등 대중소비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 컴퓨터와 정보화의 첨병 = Y세대는 외출했다 돌아오면 PC부터 켜고 전자우편이 왔나부터 확인한다.

모르는 것은 사전을 찾기보다 통신을 활용하며 글로 쓰기보다 워드프로세서가 편하고 취미활동도, 이성교제도 통신상에서 한다.

천리안의 청소년 이성교제장인 '소년소녀를 만난다' 에는 상대를 구하려는 10대 9천여명의 자기 소개가 올라와 있다.

"나…일산 살구…키는 175 , 얼굴도 그리 못 생긴건 아니구. 삐팅 (삐삐 미팅) 했으면 좋겠다.

삐쳐주면 (삐삐 쳐주면) 확실히 답장 드리겠썸… (일산 동중 2년) ." 서울 혜화여고 1년 오모양은 "인터넷으로 숙제 자료를 찾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기도 한다" 며 "새벽까지 채팅을 한 뒤 매일 눈이 부어 등교하는 애도 한반에 몇명씩 있다" 고 말했다.

현재 중학생의 23%, 고교생의 44%가 호출기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삐삐 숫자암호로 그들만의 언어문화를 만든다.

범양식품은 지난 5월 출시한 커피소다 음료 이름을 '1052' 로 정했다.

삐삐에서 LOVE를 뜻하는 숫자암호다.

지난 4월 출시된 '콜라독립 815' 역시 디지털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이름이다.

올해 가상공간에서 10대를 겨냥해 탄생한 사이버 가수만도 '아담' '류시아' '사이다' 등 3명에 이른다.

이들은 1만여명이 가입한 팬클럽도 가지고 있고 이들의 홈페이지는 개설 한달만에 10만여명이 접속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동성중 3년 조성도군은 청소년 전문 전자잡지 '채널10' (www.ch10.com) 편집장으로 활약중이다.

지난해 5월 창간된 이 잡지는 기획에서 기사작성, 편집.디자인까지 30명의 중.고생 기획팀이 해낸다.

기획팀 절반가량이 재미교포 노미강 (17) 양을 포함한 해외거주 학생이다.

이 '채널 10' 은 하루 평균 10만여명이 접속하는 최고의 인기 사이트로 떠오르고 있다.

◇ 패션과 소비의 주역 =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고 유행에 특히 민감하다.

제일기획 마케팅연구소 서찬주 부장은 "10대의 소비특성은 한마디로 개성화.감각화.자기표현 욕구로 표현된다.

이는 90년대 들어 지속적인 현상" 이라며 "IMF 이후 30대의 소비지출은 크게 줄었지만 10대의 지출은 별로 위축되지 않았다" 고 말했다.

요즘은 세미힙합.복고풍.아방가르드.밀리터리 룩이 유행이며 이를 벗어나면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는다.

이들은 서로 유행 패턴을 열심히 살피면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지난해 겨울 20만원짜리 '노티카' 점퍼가 대유행이었는데 반에서 사지 않은 애가 드물어요. 돈이 없으면 '짜가' (가짜) 상표라도 입고 다녔죠" (서울 단대부고 2년 정현군) "유행이 지난 옷을 입으면 친구들에게 비웃음이나 따돌림까지 당해요" (영파여중 3년 서진희) . 청소년 대화의 광장 구본용 실장은 "경제적 풍요속에서 자란 이들 세대는 쇼핑을 심심하면 들러보는 일종의 '놀이문화' 로 여긴다" 며 "패션에 극히 민감해서 마음에 드는 옷은 부모를 조르건 아르바이트를 해서건 반드시 사 입는다" 고 말했다.

Y세대가 패션시장의 중심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전자업계에서도 밀리터리 PCS, 곡선미를 강조한 초미니 휴대폰 등 튀는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 서구적 가치관 = 삼성경제연구소 김휴종 수석연구원은 "X세대의 경우 '나는 남과 다르다' 고 의식적으로 내세웠지만 Y세대는 '나는 나다' 면서 '존재 자체가 남과 다르게 태어났다' 고 생각하는 세대라는 점이 다르다" 고 말한다.

이들의 가치관은 스스로 자신들이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신세대라고 생각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고수하는데서 드러난다.

이들은 철저히 이해타산적이다.

"내 생일에 5천원짜리 선물을 받았으면 그 친구 생일에도 딱 5천원짜리 선물을 골라서 한다" (강남여고 2년 최모양) . 이들은 철저히 이기적이다.

효도에 대해서도 5명중 3명이 단순히 "걱정을 안 끼치는 것" (62%)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신문화연구원 조사) 서울 모 여고에는 반마다 사물함이 설치돼 있는데 열쇠를 가져오지 않아 자신의 사물함을 뜯었을 경우에도 고쳐놓지 않는다.

다음 연도에 후배들이 사용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이 학교 3학년 이모양은 "펜.빗.거울 등이 내 책상 위에 있고 내 것이 아니면 그대로 쓰레기 통에 버린다" 고 말한다.

이들은 정치에도, 사회에도 관심이 없다.

단대부고 2년 나현재군은 "신문의 정치면.사회면은 아예 안본다.

스포츠 만화.연예.경제면을 읽을 뿐" 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국가나 사회.출세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한국 정신문화연구원이 전국의 중고생 1천6백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거의 절반 (44%) 이 '삶의 보람은 화목한 가정' 이라고 응답했다.

배우자의 조건은 성격 (64%) 이 가장 중요하며 원하는 직업은 '취미와 소질에 맞는 직업' (45%)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도움말 주신 분>

최충옥 청소년개발원장, 조혜정 연세대 교수, 김광웅 숙명여대 교수, 최윤진 중앙대 교수, 안동근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조사연구팀장, 이광호 청소년개발원 연구위원, 양재혁.이규미 서울시청소년종합상담실 상담원, 고성혜 청소년개발원 연구원, 김종현 영파여중 교사, 김종호 대일여상 교사, 박경연 제일기획 광고기획담당, 이승정 YMCA 청소년부장, 이종원 청소년개발원 연구원, 안희옥 '또 하나의 문화' 편집장, 정은 보라매청소년상담실장, 송혜정 교육개발원 연구보조원, 전교조학생생활연구회 (무순)

▶Y세대 = 13~20세의 청소년. 인터넷과 통신에 능한 컴퓨터놀이 세대. 패션 유행을 주도하며 소비의 주역으로 부상. 서구식 사고방식에도 익숙. X세대가 소수의 특징을 부각한 용어였던 반면 Y세대는 다수의 공통된 흐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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