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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졌네] 성북구 길음동 일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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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 2002년 10월

▶ 2004년 8월

"10~20평짜리 쓰러져가던 집들이 아파트 숲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서 42년째 살고 있다는 전국공인중개사무소 방호두(56)사장은 변하고 있는 일대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동네 전체가 재개발이 됐거나 추진 중일 만큼 주거환경이 열악했던 길음동은 2002년 뉴타운 시범단지로 지정되면서 개발이 체계화하고 있다. 길음시장을 따라 뻗은 인수로에는 중개업소 110여곳이 빼곡히 들어서 개발 분위기를 말해준다.

*** 14000가구 아파트촌 조성

◇뉴타운으로 거듭난다=성북구 길음동은 돈암.정릉동, 강북구 미아동과 함께 강북의 대표적인 재개발 지역이다. 서울시는 산발적으로 진행해오던 재개발 구역을 묶어 2002년 10월 뉴타운 시범단지에 편입시켰다. 뉴타운 개발이 끝나면 1만4000여가구의 대단위 아파트촌이 조성된다.

현재 길음뉴타운 내에는 현대.태영.경남아파트가 들어서 있고, 래미안1차 1125가구(길음1구역)도 지난해 1월 입주했다. 또 길음2구역에는 대우 푸르지오 2278가구, 길음4구역에는 대림 e편한세상 1881가구가 내년 4월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 중이다. 길음 5구역과 6구역에는 삼성물산이 지난해 말과 올해 3월에 분양한 래미안 2차(560가구).3차(977가구)가 각각 터파기를 하고 있다.

아파트 시세는 뉴타운 지정과 동시에 많이 올랐다. 2002년 10월 1억6000만원 선이던 현대아파트 33평형은 현재 1억8000만~2억1000만원으로 뛰었고, 삼성래미안1차 30평형은 입주 당시 2억8000만~3억3000만원이던 것이 1년 7개월 만에 3억4000만~3억9000만원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뉴타운 지정과 함께 들떴던 분위기도 최근엔 가라앉은 분위기다. 한솔공인중개사 박용찬 사장은 "두 달 전부터 거래가 줄고 가격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며 "뉴타운 재료가 많이 반영됐고 규제책 때문에 매수세가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추가 개발 열기 후끈=뉴타운 사업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길음시장 도로변의 상가를 새로 조성하고, 미아초교 남쪽과 동방단지, 숭덕초교 주변 등 3곳에 쌈지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또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1곳씩 짓는다. 아직 개발이 안된 길음7구역과 길음8구역, 정릉9구역은 사업 초기단계로 총 4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길음 7.8구역은 추진위원회 설립인가가 떨어졌고, 정릉9구역은 구청에서 추진위 인가를 검토 중이다.

지하철 4호선 길음역세권 구역은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400~500가구)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뉴타운 개발이 끝나려면 앞으로 6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 인근지역도 연쇄적으로 개발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재개발 지분이다. 이미 80% 이상이 외지인에게 넘어갔고, 원주민들은 임대아파트 입주를 위해 자신이 판 집에 3000만~4000만원의 전세를 많이 들었다.

길음7.8, 정릉9구역의 경우 다세대로 쪼개지지 않은 20평형 주택은 평당 1000만원, 12~13평형은 평당 1100만~1300만원, 분할된 5~6평짜리 다세대는 평당 2000만원 안팎이다. 3년 전만 해도 평당 400만원이었다. 온누리공인 조규주 사장은 "30평형대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10~15평짜리 단독주택이 가장 인기였는데, 최근엔 재개발 지분도 급매물만 소화될 뿐 거래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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