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어록집 출간돼

중앙일보

입력

피델 카스트로(83) 전 쿠바 대통령의 연설문과 어록 등이 8일 책으로 출간됐다고 DPA통신이 9일 보도했다. 그의 생일(13일)을 기념해 출간된 ‘피델 카스트로 생각의 사전’은 살로몬 수시 사르파티(58) 쿠바 공산당 고등이념학교 언어학 교수가 편집을 담당했다.

사르파티 교수는 “젊은이ㆍ주부ㆍ노동자 등 모든 사람들이 (책을 통해) 카스트로 생각의 핵심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39쪽 분량의 이 책은 ‘시작’, ‘신념’, ‘행복’, ‘사기꾼’, ‘미래’ 등 497가지 단어를 알파벳순으로 나열해 각 단어에 해당하는 카스트로의 어록들을 담았다. 가령 ‘행복’은 카스트로 연설 중 한 부분을 인용해 ‘육체적인 만족 뿐 아니라 위엄과 존경ㆍ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기술돼 있다. ‘사회주의자의 지위(Socialist state)’에서는 ‘사람들을 정말 도와줘야 하고, 어떤 환경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반해 '자본주의'는 '사람들을 압박하고 착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적혀 있다. 쿠바의 적대국인 미국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제국주의’는 ‘세계에서 가장 부도덕하고 나쁜 제도로 사람들로 하여금 훔치고 약탈하고 거짓말하게 만든다’고 적었다.

빨간색 표지 위에 카스트로의 초상화가 그려진 책은 20쿠바 페소(약 900원)로 출간 첫 날 700권이 팔렸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사르파티 교수가 참석한 8일 출간설명회에서는 몰려든 군중들이 “비바 피델(만세 피델)”을 외쳤다.

지병으로 병상에 누운 카스트로는 2008년 2월 동생 라울에게 권력을 넘겨준 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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