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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주유소,세탁업·항공권 발매업 등 사업다각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회사원 金인섭 (31.대구수성구범어동) 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주유하러 가는 길에 양복 등 빨래감도 가지고 간다.

金씨는 출근길에 기름을 넣으면서 주유소에 세탁물을 맡기고 며칠 뒤 찾는다.

"양복 정장 한벌 세탁비가 3천5백원으로 세탁소보다 값이 싸고 굳이 세탁소에 갈 필요 없이 주유할 때 맡기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고 말했다.

지난달 초부터 세탁대행 간판을 내건 수성구신천동 S주유소 관계자는 "혼자 사는 직장인등이 출.퇴근길에 주유하러 오는 길에 세탁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주유소들이 다른 업종의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벌이는 일종의 사업다각화 노력은 이같은 세탁업뿐만 아니라 항공권발매업.편의점 등으로 번지고 있다.

대구수성구지산동 J주유소는 최근 열차권.항공권 예약.발매를 시작했다.

여행사와 계약을 맺고 따로 사무실이나 직원을 두지는 않되 사무실에 컴퓨터 단말기를 더 들여놓았다.

항공권의 경우 국내.국제선 모두 예약 해준다.

이 주유소 소장 박모씨 (46) 는 "역이나 공항, 여행사를 찾을 필요없이 집 가까운 주유소에서 예약을 해주므로 주유 고객도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주유소내 편의점도 대구시내에 10여 곳으로 늘어났다.

중구동인동 D주유소는 사무실 일부를 개조해 편의점을 냈다.

22평 정도인 이 편의점에는 생활잡화.음료수 등 일반 편의점용 제품들이 많이 비치돼 있다.

자동차보험대리점 겸업 주유소는 이미 흔하다.

달서구상인동 S주유소 소장 배준강 (裵峻江.35) 씨는 "주유 고객들의 카드를 관리하다 보니 자연 보험만기일을 알게 돼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만기일을 알려주고 보험가입을 권한다" 고 말했다.

중구동인동 D주유소 소장 박영택 (朴永澤.31) 씨는 "가격 인하경쟁을 벌이는데다 휘발유가격 인상 등으로 손님은 줄어 기름만 팔아서는 남는 게 별로 없다" 며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주유소의 특징을 이용, 다른 업종도 겸함으로써 소비자도 편리하고 주유소 입장에서도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된다" 고 설명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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