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어윤대 총장 사과문 전문]

중앙일보

입력

어제 오후 이건희 삼성회장님의 명예철학박사 학위 수여식장에서 발생한 불상사에 대하여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며 고려대학교를 대표하여 충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이 회장님의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축하하기 위하여 참석해주신 내외빈 여러분께,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건희 회장님과 가족께 깊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더구나 이번 행사가 이 회장님의 거듭된 겸양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굳이 고집하여 성사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더욱 더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비록 극소수에 의한 돌발적 사태이었다지만, 이들의 시위가 학생신분으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선을 넘어선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행위였기에 그들의 스승으로서 또 총장으로서 저의 책임을 통감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이번 행사에 대한 대학의 사전준비가 철저하지 못하였고 사건대처도 미숙하였음도 아울러 사과드립니다.

고려대학교 구성원의 절대다수는 평소 이건희 회장님의 한국사회와 경제에 대한 공로를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세계가 존경하는 리더이며 또 우리 대학에 대한 큰 공헌들을 매우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번의 명예박사 학위수여를 모두가 진심으로 환영하고 또 축하하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지난 수년간 고려대학교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고려대학교의 많은 것들이 바뀌어 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어제 절감하였습니다. 앞으로 바른 교육을 통하여 학생들이 균형잡힌 시각과 절제된 행동양식을 갖추도록 가르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불상사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2005년 5월 3일

고려대학교 총장 어 윤 대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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