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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 새 망루 … 비타민C로 샤워하고 ‘문탠로드’ 해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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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탈의장에 설치된 비타민 C 물이 나오는 샤워기 앞에는 여성들의 기다란 줄이 항상 이어진다. 보름달을 맞으며 달맞이 길을 걷는 ‘문탠로드’ 프로그램도 인기다. 흔해 빠진 백사장 모래를 이용한 모래축제는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이 사계절 ‘그린 해수욕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여름에는 피서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시설을 늘리고 피서객이 뜸한 계절에도 생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연중 관광객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올해 처음 설치한 비타민 C 샤워기 필터 한개에는 오렌지 4000개 분량의 비타민 C가 농축돼 있다. 비타민 C가 함유된 물이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를 보호해 피부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성 피서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의 망루가 30년만에 교체됐다. 태양과 바다의 영어 단어 첫 글자인 ‘S’자를 형상화 했다. [송봉근 기자]

해운대·송정 해수욕장의 망루도 바꾸었다. 새 망루는 해운대를 상징하는 태양과 바다의 영어 머리글자인 ‘S’자를 형상화했으며 3단으로 분리돼 보관과 이동이 쉽다. 망루에 2명이 함께 근무하며 응급의료센터 장비까지 갖췄다. 기존 망루는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기능만 있어 해수욕객들이 해파리에 쏘이거나 다쳤을 때 임해 행정봉사실까지 옮겨야 했다. 기존 망루는 30년 전 설치된 뒤 디자인이 한번도 변경되지 않았다. 새 망루는 부산디자인센터의 자문과 소방본부의 실용성 검토를 거쳐 친환경적으로 설계했다.

보호자를 잃어버리더라도 미아의 신원과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미아방지용 전자팔찌 300대도 운영한다. 모래를 소재로 한 국내 유일의 친환경 체험축제인 ‘해운대 모래축제’는 피서객이 뜸한 5, 6월에 열려 100여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5월 29일부터 6월 1일에 열린 올해 5회 모래축제를 동의대 관광컨벤션연구소가 용역을 받아 분석한 결과, 축제기간 100만 명의 방문객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부산 외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의 비율이 31%이며 외국인 관광객도 1만6000명을 기록했다.

해마다 5, 6월에 열리는 해운대 모래축제는 비수기에 관광객을 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5월 31일 부산 해운대구청 주최 로 열린 모래축제 모습. [송봉근 기자]

용역 연구팀에 따르면 모래축제 개최의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205억원으로 나타났다. 축제기간 20만 명 이상이 1박 이상 해운대 지역 숙박업소에 묵은 것으로 조사돼 관광 비수기 극복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또 축제 참가 관광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96.3%가 ‘내년 축제에도 다시 참가하겠다’고 응답해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해운대 모래축제는 2005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해 처음 열렸다.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부 육성 축제’로 지정됐고 120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해운대 해수욕장 서쪽으로 흘러드는 수영강도 생태적으로 가꾸었다. 반여·재송동 주민들의 쉼터인 수영강을 정비해 편의시설과 체육시설을 설치했다. 22개 동마다 공원을 만드는 사업도 마무리 단계다. 해운대 뒤 장산 생태숲 조성사업도 52억원을 확보해 착공했다.

글=이기원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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