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만들기 명장 신라호텔 안효주씨 15년 외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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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초밥 만들기 15년에 밥알 숫자도 맞춘다' . 신라호텔 조리과장 안효주 (安孝珠.38) 씨의 별명은 '초밥 한석봉' . 安씨가 식사용 생선초밥을 만들기 위해 손으로 밥알을 움켜쥐면 정확히 3백50톨, 안주용은 2백80톨이다.

"초밥과 생선무게가 4대6일 때 가장 맛있고 멋있는 생선초밥이 됩니다.

매일 수백개의 초밥을 만들다 보니 이제는 밥알 숫자까지 균일하게 맞출 수 있게 됐습니다. "

초밥의 달인 安씨에게 호텔측은 지난 1일 '초밥 명장 (名匠)' 이란 칭호를 부여하고 명장 탄생을 기념해 12일부터 7일간 일식당 아리아케 (有明)에서 '명장 요리제' 를 개최키로 했다.

요리제의 하이라이트는 생선초밥의 밥알개수 맞춤 서비스. 예를 들어 여성손님이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용 2백78톨짜리 초밥' 을 주문하면 그대로 만들어준다.

자체 시험결과 10개중 8개는 한톨도 틀리지 않았고 나머지 2개도 오차가 다섯톨 미만으로 나타났다는 게 호텔측 설명이다.

전북남원이 고향인 安씨의 젊은 시절 꿈은 그러나 초밥과는 전혀 다른 복싱 세계챔피언. 고교시절 전국대회에서 준우승도 했으나 군에 입대했다가 84년 제대후 일식집에 접시닦이로 취직했던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초밥요리의 깔끔함과 섬세함에 매료됐습니다.

복싱과 요리는 서로 상극인 것 같지만 감정변화에 민감한 점은 일맥상통합니다. "

요리학원에 다닐 때 '천재성' 이 원장 눈에 띄어 85년 신라호텔에 추천됐고 조리보조.조리사.부주방장.주방장을 거쳐 지난해말 최연소 조리과장이 됐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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