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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민주당, 미디어법 핑계로 사전선거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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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2일 여의도 당사에서 민주당의 미디어법안 장외투쟁 관련 문건을 보여주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한나라당에 의해 2일 공개된 민주당의 미디어법안 장외투쟁 관련 문건은 민주당 전략기획위가 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제목이 ‘(가칭) 언론악법 원천무효 투쟁위원회 구성 및 운영계획(案)’이다.

이날 문건을 공개한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문건 입수 경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노 코멘트 ”라고만 했다. 그는 그러나 “8월 활동 계획안 등을 보면 큰 흐름에선 (민주당의 현 행보와)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행에 옮겨진 문건이란 주장이다.

실제로 문건은 투쟁 방식으로 ▶권역별 시국대회를 열고 ▶서명운동을 벌이며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가두 캠페인을 하는 한편 ▶미디어 법안뿐만 아니라 ‘부자감세’ 등 한나라당 정책 기조를 비판하는 민생투어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 지도부의 근래 행보와 유사하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2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미디어법 투표 관련 동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문건은 활동 목표도 적시했는데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6월 2일 지방선거를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다. 8월 활동 계획안엔 ‘양산 재선거 대비’ 또는 ‘8·15 즈음한 한-자(한나라당-자유선진당) 연대 겨냥 및 지방선거 대비’라는 표현이 담겼다. 문건은 특히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이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거나 결합을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민주당의 미디어법 투쟁이)가깝게는 10월 재·보선, 길게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겨냥한 정략적 굿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인 고흥길 의원(성남 분당갑)과 김형오 국회의장(부산 영도) 지역구에서 장외투쟁을 한 점을 들어 “낙선운동으로 비화되면 분명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문건의 존재는 인정했지만 ‘별 문건이 아니다’는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의 윤호중 위원장은 “계획을 짜는 단계에서야 어떤 아이디어든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이 문제 삼는 부분은 대부분 실행 계획에서 빠진 제안들”이라고 해명했다. 윤 위원장은 “채택되지도 않은 문건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 것을 보니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마당에 민주당이 전국 홍보전을 한다고 하니 긴장이 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장광근 사무총장식 해석이라면 한나라당의 민생 탐방도 모두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채증단(단장 전병헌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이 지난달 22일 본회의장 의장석 앞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 등을 공개하며 역공을 취했다. 민주당은 이 화면에 비춰진 본회의장 시계가 오후 3시50분이었으나 전자투표시스템 기록에 따르면 이 의원이 신문법 재석버튼을 누른 시간이 오후 3시49분57초여서 대리투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임장혁·선승혜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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