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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 “백옥처럼 희진 않겠지만 큰 잘못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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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가 29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청사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준규(54) 검찰총장 후보자는 29일 “내가 백옥같이 희지는 않겠지만, 큰 잘못은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청문회에 대한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 “부담이 없다. (내정 과정에서) 검증을 너무 철저히 했고 내것을 다 보여줬다”고 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말을 아끼던 이전의 총장 후보자들과 다른 모습이다. 김 후보자의 적극적인 자세는 청문회를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한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 파문을 떠올리는 검찰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의지도 담겨 있다.

김 후보자는 “의혹이 있으면 기자회견을 해서라도 설명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30일 검찰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날 한명관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꾸렸다. 준비단이 꾸려진 날부터 야당 등의 검증이 시작됐다. 내정 직전에 나온 김 후보자에 관한 악성 소문이 검증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그가 요트와 승마를 즐기는 것이 서민들의 정서에 부합하는지, 그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등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술과 골프를 하지 않는 대신 각종 스포츠를 즐긴다”며 “요트와 승마는 기회가 닿아 저렴한 비용으로 배웠는데 호화 스포츠만 하는 것처럼 비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골프를 치기는 했지만 8년 전 다리를 다친 이후로 골프장 출입을 끊었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부산고검장 재직 시 국제검사협회 부회장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위급 검사회의를 주재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요트 관광을 하게 했다. 이 일을 계기로 5주간 ‘세일링 요트’를 배우게 됐으며 호화 요트를 즐기는 것은 아니라는 게 김 후보자의 설명이다. 승마는 올해 대전고검장으로 있으면서 대전시장의 권유로 1만원권 티켓 20장을 사서 배우게 됐다고 했다. 내정 전 검증 과정에서 ‘미스코리아 출신과 어울린다’는 소문도 돌았으나 그가 지난 5월 열린 미스코리아 대전·충남선발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데 따른 것이란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23억3000여만원에 달하는 김 후보자 재산의 형성 과정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용산의 12억원대 아파트를 비롯해 배우자 명의의 2억원짜리 상가와 경기도 평택의 1600만원짜리 밭 등이다. 검찰은 김 후보자 재산에 대해 “아파트는 10년 전 구입한 뒤 가격이 오른 것이고 나머지 재산 역시 상속 재산 등이어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면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향후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구체적인 설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청문회는 다음 달 중순께 열릴 전망이다. 준비단은 다음 달 4일 국무회의를 거쳐 인사 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며, 국회는 제출 후 20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김승현·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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