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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7대업종 구조조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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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시간은 없고 조율은 안되고' - .5대그룹이 7대 구조조정 대상 업종의 책임경영 주체와 자구계획 등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서를 다음달 1일까지 주거래은행에 제출하기로 함에 따라 이들의 막바지 조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당초 다음달 10일까지 제출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추석 전까지 되는 것만이라도 내놓으라" 는 정부의 강력한 주문에 일정을 이같이 재조정했다.

손병두 (孫炳斗)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대부분 업종이 2~3개 복수안을 마련, 그룹 최고위층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면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업종은 일단 제외, 추후협상을 통해 별도로 개선안을 내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반도체 등 상당수 업종에서 당사자간의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어 다음달 1일까지 몇개 업종이나 합의가 이뤄질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2차 입찰이 유찰된 기아자동차의 향방에 따라 기존 구조조정안의 틀이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경영개선안이 주거래은행에 제출된 것은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 정유부문을 인수하기로 한 정유업종 하나뿐. 항공도 어느 정도 절충이 지어졌으나 나머지는 아직도 크고 작은 이견들을 노출하고 있다.

한 재계관계자는 "각 그룹들이 쟁점을 서둘러 타결짓더라도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자구계획이 졸속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 고 지적했다.

◇ 반도체 = 경영주도권을 놓고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간 의견이 계속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양측이 정치권.은행의 압박에도 입장 변화가 없는 만큼 1일까지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 석유화학 = 대산의 현대석유.삼성종합화학이 공동법인을 설립, 동등지분을 갖되 외자를 유치한다는 골격은 서있으나 아직 경영권을 국내업체가 가질지 아니면 외국인에게 넘길지 정해지지 않았다.

◇ 철도차량 = 현대정공과 대우.한진중공업이 공동법인을 세우고 외자를 유치하겠다고 했으나 아직도 현대와 대우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현대는 국가기간산업인 만큼 국내업체가 경영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대우는 외국기업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항공 = 삼성항공.대우중공업.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동등지분으로 공동법인을 설립, 외자를 유치하기로 했으며 비교적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중이다.

전문경영인 영입문제에는 마무리 조율이 필요하다.

◇ 발전설비 = 현대.한국중공업을 일원화한다는 원칙만 섰을 뿐 누가 주도할지를 놓고 타협점을 찾지 못한 상태. 정부나 다른 업체들은 한중이 현대를 흡수해야 한다는 견해지만 현대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

◇ 선박엔진 = 삼성의 설비를 한중에 넘겨주기로 돼있으나 한중 - 현대간 발전선비 일원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구체적 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 정유 = 한화에너지의 단기부채 1조2천억원을 장기로 전환하고 이중 일부를 출자전환해 달라는 요구를 주거래은행에 제출한 상태.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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